어제는 초저녁 부터 마음이 우울 했습니다.
그래서 방 한 귀퉁이에 앉아서 한없이 울고있었습니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들킬까봐 울수도 없었는데..... .
엊그제는 어린이날.
역시 집 나간 그이는 이날마져 전화 한통 애들에게 해주지 않았어요.
기다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선 아빠의 자리를 지켜주길 바랐나봐요. 그이도 전화 하고 싶었겠지요? 다만 용기가 나지 않았을거예요.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힘이들어요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서 어젯밤엔 도망쳐버리고 싶을만큼 지금의 내가 싫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3학년짜리 우리막내가 방문을 열고 살그머니 들어 오더니 이래요
"엄마 왜 울어? 아빠가 안와서 그러지?
아니면 내가 아까 신경질 내서 속상해서 그래?"
그말을 들으니 더 서글퍼지고 얼마나 눈물이 흐르던지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나로인해 아이들 까지 아빠없이 고생하는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나를 더 괴롭혔는지도 모르지요.
힘든 상처를 아이들에게 들킨것 같아 미안하기도하고...
난 언제쯤 이 아픈 상처가 아물수 있을까요?
남편이 없어서 힘이든 이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
아이들에게 아픔을 주어서 죄스러움에 가슴져린 상처.
몇번이고, 몇번이고, 가출하는 남편이지만 그래도 사랑의 마음으로 기다려주자고 다짐했음에도 이렇게 마음이 힘들면 자꾸만 눈물을 흘리는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우리막내를 껴앉고 그랬지요.
"엄마는 우리 막내 너무 사랑해,
언제나 아기같던 우리 막내가 너무 많이 커버려서 엄마가 쓸쓸해 질까봐 미리 연습하는거야. 그래서 눈물이 났어."
하지만 어느것도 나의 상처는 아물게 할수 없을것 같아요.
아이들이 예쁘게 자라 주는것도 그냥 감사하고 고마울뿐이지요.
이렇게 많이 가슴아프게 17년을 힘들게 해도 미워지지 않는 남편.
연애결혼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가닥 되지않는 좋은기억들 만으로도 당신을 지금껏 사랑할수 있는 내가 어쩌면 행복한 사람 인지도 모르겠네
라고 자신있게 얘기할수있는 남편.
그래요 오직,
이많은 상처를 ,이많은 고통을 아물게 하려면, 당신이외에는 그어떤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나의 치료약도 당신이고, 우리집의 치료약도 당신이고 ,우리 아이들의 영양제도 바로 당신인데..... .
당신의 끝없는 방황이 이제는 오늘이 끝이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