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기억안에서 행복해 하다보니 엊그제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월드컵때문인지 울 아들녀석도 축구공이 벌써 몇개짼지 모릅니다.
그것도 모자라 여자인 지동생까지 끌여들여 거의 축구선수로 만들어 놓더니
얼마전에는 공을 어떻게 찼던지 공주병에 걸린 여동생 얼굴을 시퍼렇게 멍들여 놓았지 뭐여요 글쎄.
그것도 모자라 엊그제 한가한 주말 오후.....
아빠는 샤워중....
시어머니와 저는 저녁 준비에 바빠있을 즈음 갑자기
"와장창창....쨍그랑"
"으아앙~"
동시에 터져나오는 울음소리에 놀라 뛰어나갔더니 이게 웬일?
현관 유리창문은 박살이 나고, 박살난 유리창 너머로 놀란 울 아들녀석이 멀거니 서있고
거실에는 온통 유리파편.....그옆에서 딸아이가 놀라서 서럽게 울고 있었지요.
딸아이의 다리에는 유리파편이 긁어놓은듯 몇군데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어
저는 시댁이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린채 11년의 경력으로 소리를
벅벅 질러댔지요.
유리가 굵은 유리여서 다행히 유리조각이 다리에 박히진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그녀석 슛이 얼마나 세었던지 유리조각이 안방까지 튀었더라구요.
애아빠랑 뒷수습을 하고 있는데 시어머님께서 아들이 없어졌다고 이리찾고 저리찾고....
그리고는 조용히 오셔서 웃으시며 말씀하시더라구요.
"야야! 가가 2층 계단벽뒤에 쪼그리고 숨어있는데....글쎄 우리 엄마
아빠가 보통 무서운게 아니라고....못들어간다고 저러고 있다 아이가.
니가 가서 델고 온나."
가만 생각하니 숨어서 잘못한건 반성을 충분히 했을터이고 자신도 놀랐을거 같아 조용히 타이르고는 데리고 들어왔더니 서러운지 지녀석이
더 슬피울더라고요.
시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모든기 다 갈때가 있는기라. 저 유리도 십몇년을 안깨지고 있더니만
오늘이 지명이 다한기라. 전부다 축구땜시 난린데 아이고 고녀석....
골 한번 멋지게 때렸뿟네....흐흐흐.."
어이없이 모두 흐흐흐....웃고는 그날의 사건을 마무리 지었지요.
아무튼 오늘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멋진 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 결승 코리아.....대~한민국 짝짝 짝짝짝....열심히 응원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