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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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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가면서 ..


BY 아리 2002-06-24



 지지난 주말에 

 막내 오빠 집이 새로 이사도 하고 오빠 생일이기도 하고 해서

 가족들이 모였다 

 일단 가족들이 모이면 

 그 음식을 준비하는 입장이 아니될 수가 없다 

 가족이 무려 50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구남매의 모임이니 ..

 그나마 이번에는 커가는 아이들도 많이 빠지고 

 다들 바쁜 일 땜에 더러 ..

 가족중에 한 명만 온집도 두집이나 있었으니 다소 정리가 된듯하다 

 거실에 큰 교자상을 둘을 펴 놓고도 

 순서를 기다리며

 한번에 밥을 다 못먹는다 

 부엌에서는 연신 나오는 그릇들을 씻어 내야 하고 

 연신 다 먹고 빈 접시를 채워서 새로 음식을 담아내야 한다 

 식탁에는 온 음식이 부페상처럼 놓이고 

 다들 시끌 벅적 제 목소리를 내기에 바쁘다 

 더구나 나이가 50대에 들어선 오빠들은 퇴직의 위기에 

 조심스런 아픔을 드러낸다 

 다들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


 언제나 나의 영원한 아군이고 

 나와 친한 큰언니도 때로는 나와 성미가 맞지 않을 때도 있다 

 부자가 더 무섭다더니 

 이번에 경희대 한의대 들어간 겨우 대학 일학년인 조카에게 

 뜬금 없이 한다는 소리가 

 "얘 너 병원 차리면 ..큰고모 한테 돈 받으면 아니된다 ~~

 그래 의헌이는 병원 ..너는 한의원 ...병원은 한시름 놓았다 "

 좋아서 하는 소리 겠지만 ..

 듣는 나는 올케들 눈치도 보이고 해서 

 "이구 언니 ~~~

 하다 못해 의민이 학교 들어갈때 입학금이라도 대주었나 

 무슨 공짜 타령을 벌써 부터~~~"

 옆에 있던 둘째 올케도 한마디 거든다 

 "나는 평생 꿈에도 저런 마음을  먹어 본적이 없어 .."

 "나도 ~~~"

 곁에 있던 형부가 한마디 거든다 

 "야 사랑이라 함은 물질적인 것 만을 의미 하는 게 아니야 ..<<

 ...."

 조카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고 웃으면서 

 (마치 정신적인 애정을 운운하는 어른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

 대변인 성명을 낸다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애정 ~~~~"

 "마음이 가는 곳에 물질도 따른다 ~~"


 우리 막내 올케가 ..은근히 정리를 한다 

" 막내고모는 아직 젊어서 그렇고 

 큰고모는 나이가 드셔서 그런 생각이 드시는 거지 "

 하긴 ..나이 들어가는 게 무섭기 까지 하다 

 며칠 전 우리 신랑도 

 거울속에 자기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나의 인상이 조금은 나빠진 것 같은 느낌이야 

 안경을 벗으니 나의 착한 모습은 감추어지고 악한 

 모습이 보이는 듯 해~~"

 나이가 들어가면 본인도 모르게 아집이 강해지고 

 자기 주장이 남몰래 ..누구에게나 스며들어 

 자기 말이  곧 진리 라는 착각을 갖고는 한다는 

 그리고 보이지 않은 이기심이 가슴을 채우는 듯하다는 

 그 누구의 말이 옳은 건가 ??...

 그래도 아직은 남의 것을 과하게 넘보고 욕심은 갖지 않는 편이지만 

 늙어 가며 일어나는 욕심을 때로 꼭 감추고 ..꼭 눌러도 본다 

 남의 삶을 조용히 엿보면서 
 
 '나라도' 아니 '나는 그러지 않아야 하는데' 하면서 

 막상 나도 같은 과오를 저지르기 일쑤이다 

 남이 하는 자랑은 귀를 흘리고 

 내가 하는 자랑만을 목청을 높이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아름답게 늙어가고 

 아름답게 ..맘을 추스리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선의의 경쟁자이다 

 조카들이 결혼 할 나이가 되니 더욱 그러한 마음들이 

 절실히 느껴진다

 나도 나의 아이들에게 

 마음을 비우고 조금은 먼발치에서 바라다 봐 줄수 있는

 여유가 필요할진대 

 조바심을 가지고 앞으로 발도 내디뎌 보지 않은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채근을 할때가 많다 

 아이를 코너로 몰면서 

 절대로 코너로는 몰지도  야단을 치지도 않으셨던 여유로운 

 친정 부모님의 ..모습은 왜 이리 안 닮았는지 

 '너무 큰신에 발을 넣지 말아라'

 

 나는 오늘도 욕심을 살짜기 눌러 보지만  자꾸만 튕겨져 올라온다 

 특히 자식에 대한 기대는 

 하긴 저번 모임에서 

 왜 운동을 시작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내가 이 돈을 드릴 여유가 있으면 

 내 아이에게 어떤 혜택을 줄까?'하는 생각을 한다는 

 구태의연한 내 얘기에 

 그분은 이렇게 답하신다 

 "그래 봤자 그 아들은 ..이담에 내 와이프 뭐 해줄까 하는 

 생각에 빠지니 ..그만 맘을 내려 놓으라고 "

 알고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


 누군가 자식을 꽃으로 아름다움으로 보는 재미루 기르는 거지 

 열매 까지 따먹고 결실까지 좌지 우지 하려는 

 맘으로 기르면 안된다고 강조하시더만 ..

 그런 맘은 다 아니어도 '이 아이들이 제대로 가장 노릇을 할까'하는 

 불안한 염려가 앞서는 바보같은 엄마라는 거다 

 
 사람의 맘이란 간사해서 

 자꾸만 꿈꾸던 것을 기대한다 ..

 그리하여 작은 발전도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

 소박한 꿈으로 자기를 다듬고 

 욕심을 누르면서 

 너그러움을 나누며 살아야 할진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