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공기가 무척 상큼하다.약간 차가운 공기가 나를 거리로 내몬다.물오른 연두빛 잎새 사이로 부서지는 가로등 불빛까지 나를 부추킨다.눈깜짝할 사이에 밀려든 어둠이 나를 더욱 외롭게하고 난 그걸 즐기려하고 있다.낮동안 부딪혔던 수많은 관계들을 잊어버리고 나 혼자이고 싶다.아내인 나,엄마인 나,며느리인 나,딸인 나.여기엔 나인 나가 없었다. 이 어둠을 이 상큼함을 오랫 동안 꼭 껴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