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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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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산소에 갔다왔읍니다..


BY 팬더 2001-05-04

그저께 아빠가 묻힌 그곳에 갔다왔읍니다...
45살의 한창의 나이에 돌아가신 울아빠...
딸만 줄줄이 있어도 섭섭해하지않으셨던 울아빠..
옹기종기 네딸들 모아놓고 밤을 까서 골고루 먹이셨던 아빠...
연필깍아서 필통에 가지런히 놓아주고 네딸들 데리고 여기저기
데리고 나가 사진찍어주시길 좋아했던 울아빠...
간암,위암이 몸을 덮쳐 항암제로 머리가 다 빠졌어도
알토란같은 네딸땜에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가발을 쓰고 직장을
다니셨던 울아빠...
숨놓던 그시간까지 어린 네딸들과 집밖엔 모르던 아내 걱정에
눈을 뜨고 돌아가신 울아빠...
어렸던 우리는 전기끊기고 영세민한테 주는 라면으로 연명해도
아빠가 없는 그 고통만큼 힘들지는 않았었읍니다...
아빠가 너무 보고싶어서 꿈에라도 나타나면 두다리 붙잡고 못가게
했던 어린시절의 나는 지금 한아이의 엄마가 되어도 그아빠를
가슴무치게 그리워하며 혼자 숨죽여 울기도 한답니다...
병으로 인해 온뼈마디가 고통스러울때..나는 생각합니다..
온몸에 암이 퍼져있던 울아빠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래도 어린 똘망한 네딸들앞에선 그고통을 숨기시느라..애써
웃음지으시곤 했는데..얼마나 괴로우셨을까...
벌써 돌아가신지 오래되었건만..아빠산소에 갈때마다..울컥울컥
서러움에 오래동안 맘이 아픕니다..
담세상에서도 나는 울아빠의 딸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이세상에서 더없이 다정하고 따스했던 아빠셨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