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나 떨려 "
" 떨지말고.. 연습때처럼만 해 "
" 그래두... 자꾸만 떨려 "
아침에 학교갈때보다 더 일찍 인사를 하고 나간 딸아이에게서 걸려온 전화이다.
오늘은 합기도 시합날.
그동안 몸무게 일키로와의 전쟁때문에 아이와 무던히도 실갱이를 쳤었다.
선수등록의 몸무게는 59 키로 여야하는데
내 딸아이의 몸무게는 60 에서 61 키로까지 왔다갔다 한다.
녀석은 밥을 굶어서라도 몸무게를 빼려했고
에미인 나는 생으로 밥을 굶는 딸아이가 안쓰러워
반 강제로 밥을 먹이려했다
" 엄마가 내 인생 책임질꺼야? "
" 얌마, 굶어가며 살을 빼면 어쩌자는거야? 그러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구 "
" 걱정마 나 안쓰러지구 만약 쓰러지면 병원에 데려다줘 "
" 에이구~ 니 맘대로 해라 "
녀석이 공부와는 안친해도 운동과는 대채로 친하다고 몇번인가를 얘기해서
별로 낯설지는 안으리라.
재작년에도 태권도 시합이 있을때
딸아이는 몸무게와 전쟁을 치뤘었다.
매일밤 저녁밥도 한수저 밖에 못 먹으면서 2~ 3키로씩을 뛰어댔으니
아이는 매일을 지쳐만 갔었다.
어찌어찌하여 몸무게에는 간신히 통과를 했는데
너무도 지쳐있던 녀석은 그만 시합중에 주저앉고만 만다.
운이 없었는지 아이는 하필이면 상대가 남자아이엿다.
그것도 저 보다 한학년이 위인...
그래도 일라운드는 어떻게 무승부였고.
이란운드에서는 먼저 선세공격을 하더니 마지막 삼라운드에서
호되게 귀 있는데를 맞더니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울음보를 떠트린다.
화도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때의 그 심장뛰던 기억때문에 요번의 시합에는 참석하기가 싫었는데
다행히도 먼저 딸아이 입에서 엄마 요번에는 오지말라고 한다.
엄마가 보고 있으면 부담스러워 더 경기가 안될꺼라며.
( 그래도 딸아이는 창피스런 얘기지만 부전승으로 동메달을 땄다.
그걸 내 아이는 무척 자랑스러워 하고 그 에미는 챙피스러워 한다 )
그렇게 호된 훈련과 몸무게와의 전쟁을 치르며
오늘 아침 즈이아빠 차를타고 충무체육관에를 갔는데
아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것이다.
떨린다고...
왜 안그렇겠는가?
제 또래 중학생과의 경기도 아니고
쓸다리없는 근대때문에( 몸무게 ) 여성부도 학생부도 아닌 일반부로 경기에 임하니
어린아이의 가슴엔 심히 부담도 되리라.
말로서야 아이를 안심은 시켯지만
실은 내 가슴이 더 콩당거린다.
경기중의 어떤 부상도 책임을 묻지않겠다는 각서까지 써서는
아이를 시합에 내보내긴 하였는데
어느 부모의 마음인들 편하랴.
엊그제까지만 해도 아이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는지
" 엄마, 나 금메달따서는 엄마 기쁘게 해 줄께 "
방실거리며 내게 말을 했었는데
막상 시합에 닥치고 보니 떨리는 제 마음을 어쩔수가 없나보다.
왜 그리도 힘든 운동은 하려고 하는지...
몸도, 마음도 얼마나 힘이드는가 말이다.
그냥 보통의 아이들처럼 공부나 하고 평범한 학원에나 다녀서는
보통의 사람으로 성장해 주면 좋으련만...
아이는 꼭 운동으로 성공하고 싶다한다.
요번달이...
합기도와의 몇년생활은 마감이다.
사격감독이 합기도를 그만두길 요청하는데다
여름방학이면 아마도 합숙 훈련에 들어가야 하는가 본데
아이는 많이 망서리는듯 하다
사격도 해야겠고 합기도도 놓치고 싶지않고
양쪽을 다 하고는 싶은데 여건이 허락치를 않는것 같다.
무엇을 하던 제 하고 싶은걸 하니 별 할말은 없지만도
가끔씩 저렇게 생으로 밥을 굶어가며 땀으로 살을 빼야하는 내 아이가
바라보는 에미의 가슴엔 잔잔한 못이 박힌다.
지금쯤은 경기에 임했을까?
어디 다치지는 않았을까?
줘 맞고 울음보라도 떠트리지는 않았을까?
점심때가 훨씬 지났는데 배는 ?樗망?않을까?
몸은 집에 있어도 마음은 온통 아이에게 가있다.
그냥 평소에 연습하던 실력대로만 하면 될텐데...
떨린다고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가 어디 심하게 맞기라도 하면.
보지 못하는 대신 지금 에미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이럴줄 알았으면 내 핸드폰이라도 쥐어줄껄.
아니, 그냥 따라갈껄.
아니면 먼 발치에서라도 아이의 경기를 관람할껄.
온통 머리속이 아이의 생각으로 들어차 있다.
벌써 시간은 세시가 넘어간다.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아이를 위한 맛잇는거라도 준비를 해야할까보다.
몇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를 못했으니 얼마나 속이 허할까?
딸아이가 좋아하는 갈비라도 조금 재워놔야겠다.
항상 에미는... 부모는 아이를 염려하며 아이를 생각하나보다.
언제까지고 말이다.
메달이고 트로피고 간에 다친데 없이 무사히만 돌아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