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어 얼마나 좋은지요.
며칠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거든요.
큰애가 아픈 채 수련회를 갔고, 그 다음날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작은 애가 아프기 시작했고,
밤새 간호하고, 낮엔 병원에 다녀오고, 열이 조금 내리면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니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후나절 조금 괜찮다 싶으면
또 열이 나고.....
그애 간호하느랴고 밤에 잠을 설쳤더니 낮엔 종일 머리가 몽롱한 게 정신이 들지 않았어요.
엄마 노릇하기 정말 쉽지 않잖아요.
요즘 계속 열감기가 돈다고 하니 다들 손,발 꼭꼭 씻기고 수분도 충분히 섭취하게 하고 단속을 잘 하세요.
아이들 아프면 정말 엄마 몸이 열이라도 부족하다 싶잖아요.
어제 아침부터 완연하게 감기가 잡혀 열이 오르지도 않고, 비실거리지 않자 아이들을 데리고 이주일만에 할머니를 뵈러 나가자고 했지요.
모처럼 주말인데 친구들을 만나 놀거나 오락이 하고 싶은데도
'니들 언제 오나...하고 기다리시는 할머니 생각을 한 번 해봐.
나가는 게 더 좋겠지?'
하는 엄마의 말에 순순히 따라 나서 할머니댁을 향했지요.
어머님은 며칠동안 감기를 앓아 핼쓱해진 손주의 얼굴을 이리 쓰담고, 저리 쓰다듬으며 아프지 말고 무럭무럭 잘 자라라고 당부하셨지요.
아이들 병간호 때문에 며칠동안 가게에 나가지 않아 어머님께서 이것저것 더 신경을 많이 쓰시고 힘드셨던지 어머님 손등이 갑자기 부쩍 더 야위어 보였어요.
아직은 무척 건강하시고, 식사도 너무 맛있게 잘 드시고, 특별히 편찮으신 데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장사하는 일이 어디 그렇게 쉬운가요.
게다가 신경이 예민하신 편이라 조그만 일에도 노심초사하시니 무슨 일이든 호락호락 쉽게 넘어가질 않으시는 편이거든요.
어수선해 진 부엌 여기저기를 정리하는 동안 아이들은 수학학습지를 풀고, 어머님은 오랜만에 며느리가 차려준 밥상을 받으셨지요.
아줌마들도 감자샐러드를 해 드리니 무척 맛있게 드셨어요.
감자를 삶아 으깨고, 양파를 곱게 썰어 물에 우려놓았다가 물기를 꼭 짜내고, 사과와 오이등 몇가지 야채를 섞어 마요네즈에 버무리면 그만인데 색다른 반찬이라고 아주 좋아해 주셨어요.
저도 언젠가는 며느리와 한 밥상에 앉아 밥을 먹겠지요?
아들이 둘이니 며느리 둘과 한꺼번에 앉아서 먹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 일이 흔치는 않겠지만, 그렇게 마주 앉아 먹을 때면 즐거운 이야기도 나누고, 훌륭한 음식 솜씨는 아니지만 시어머니가 해 준 반찬을 놓고 먹어도 좋겠네요.
외식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렇게 서로 각자 자기가 잘 하는 주특기의 음식을 해서 마주 앉아 정겹게 먹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저희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나서자, 손주들에게 용돈을 쥐어주시고 언제나 손주들에게 손사레로 한참동안 배웅인사를 하시던 모습이
선명하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작년에 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 때가 더 좋았는데...
뭐든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성격이신지라 사소한 부엌일에까지 당신이 수고로움을 더하고 계시거든요.
더 맘 편안하게 생활하시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더 즐겁게 사실텐데....
정말 세월이 빠르죠?
벌써 계절의 여왕 5월이잖아요.
신록이 더욱 짙어가고, 제 빛깔을 내려고 막 물이 오르는 중이더군요.
짧디짧은 인생,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속에 우리가 행여 잊고 사는 것은 없는지 다시 한번 가다듬어 볼 때예요.
그래요.
정말 아름답게 늙어가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연구해 보자구요.
모두들 평안한 밤 되세여.
의미있는 날인만큼 또 의미있는 생각들을 하면서 하루를 접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잠이 쉽게 올 것 같지 않은 밤.
안녕히 주무세요.
*앗! 저녁식사와 함께 마신 홍차때문인가봐요...
(맛있는 저녁을 사 준 오빠에게 감사드리며. 오빠, 승진 추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