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을 누워있다 일어나보니...
창밖엔 여전히 아름다운 바람들이 놀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무성한 산을 올려다보니, 그들역시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었지요, 공연히 나 혼자만 누워 힘들었구나...
이즈음처럼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남편을 보내고도...늘어진 아이를 업고 병원으로
향하던때에도...제 가진것을 몽땅 내어주고 거리로 나 앉은날도
이렇게 힘들다고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그래도 세상을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 주신것에 대하여는 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주 조금 힘이듭니다.
이렇게 하며 살려고 그동안 아둥바둥 살았나 싶기도하고...
어쩔 수 없이 저도 속물인 인간이란 것을 다시 실감을 하게 된
그런 시기였습니다.
말로는 매일 감사를 하고, 이렇게 살아도 혼자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당당한척을 하고, 그 누구가 도와주지 않아도 내 힘으로
거뜬하게 살아낼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한순간에 무너지는 제 마음을 보면서...그래 너도 사람이라 어쩔 수
없구나 하시는 것만 같아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몇일을 몸살이라 생각을 하며 꼼짝도 못하고 앓아 누웠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고...그냥 그동안
쉬지 못한것에 대하여 원수라도 갚을냥으로 전 누워 있었지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사흘이 되었는데도 전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 왠일이야...전 스스로에게
물었지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냐고...
그러나...아무런 말도 할 수도 듣고 싶지도 않은날이 이어지고
있었지요. 어쩌면 이러다 정말 죽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억지로 일어나려 안간힘을 쓰다가...전 쓰러지고
말았지요. 놀란아이가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실려갔고...
영양실조라는 진단을 받아, 링거를 맞으며 몇시간을 응급실에서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 정말 서러웠습니다.
그동안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한다는 생각만으로 전 마음도 몸도
챙길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좀 모자라는 돈을 채우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다가...마음의 상처를
받고, 사람에 대한 신뢰도 버리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일 수록 믿음이 중요한 것인데...
세상엔 처음과 나중이 같은사람, 속과 겉이 같은 사람이 참 드물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지요.
그동안 제가 살아온 삶은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손벌리지 않고
열심히 살았으니까...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줄 것이라 믿었는데
알고보니 세상은 제 생각대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였다는 것을...
아마 밥맛이 없고...힘들었던 이유가 사람에 대한 배신감 때문은
아니였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겐...좀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 제 생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 처럼 귀하고 소중한 일이였거든요. 그런데...절 힘들게 했던
친구는...저의 정말 힘들고, 고단함이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
전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사람을 믿는 일을 잠시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일요일인 어제는 시어머님 생신을 당겨 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엔 큰형님댁에서 마련을 하신다고...그 쪽으로 모이라 셨습니다.
당연히 전...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어 참석을 할 수가 없었지요.
큰아이가 큰댁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 하고...죄송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전...형제들이 돌아가는 길에 행여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몇시간을 보냈지요... 아이와 돌아오는 길에...마음이 아팠습니다.
칠남매나 되는 형제중에 저를 빼면 육남매가 되는데...그 어떠한
형제도 제게 전화한통 없었습니다.
아! 이것이 바로 사는 것이구나...
이제부터는 명절에도 시댁엔 가지 말아야 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동안 남편이 가고도 자식의 도리 형제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애쓰며 살았던 자신이 한심해 보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관계라 하여도, 득이 되는 일이 아니면 나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혼자사는 제게, 아프다는 제게, 그냥 인사만 올 수는
없었겠지요... 전 정말 사람의 따뜻한 정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아이는 저희들이 있는데, 뭘 그런것을 서운해 하세요. 합니다.
그러나...전 마음이 넓지 못한 모양입니다. 서운한 것을 보면...
그래서 기운을 차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절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지금부터는 전보다 몇배는 더 씩씩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맛없는 밥을 먹기 시작했지요...맛이 없어도...열심히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기운을 차리고 살아낼 수가 있으니까요...
얼마전까지 몸살이라도 나서 앓아 눕고 싶었었습니다.
쉬지않고 살아가는 제 모습이 귀찮아 진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무런 생각도 하지않고 누워 있고 싶었었습니다.
그동안은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누워보니...그게 아니였습니다. 쉬지않고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이젠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조심을 해야 겠습니다.
늘 좋은말만 하며 살았다고 생각을 했는데...저도 모르는 사이에
전 다른이들의 마음을 아프게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을 아프게 했던 것을 지금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절 힘들게 했던 친구도...아프다는데 찾아와주지 않은 형제들도
다 용서를 해야 겠습니다. 물론 제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입니다.
산다는 것은...
끝없이 배우는 것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