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의 '혼불'을 읽기 시작했다. 진작부터 마음은 있었으나 어쩌다 보니 미루어져, 이제 겨우 3권을 읽고 4권을 읽기 시작했다. 다 읽으려면 앞으로 여섯 권을 더 읽어야 하겠지만, 3권을 읽은 것만으로도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하여, 혹은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들은 극찬이 결코 과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최명희는 정녕 이 책을 쓰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온 사람이었다. 전주에서 태어나고 학교에 다녔으며 여자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최명희는, 교직도 뒤로 하고 결혼도 하지 않은채 17 년동안 혼불 한 작품에 그야말로 혼을 다 태우고 휴식다운 휴식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생생하게 재생된 토속어들과 그 언어가 엮어내는 우리들의 전통문화, 풍습, 또 손바느질같은 문장에도 감탄했거니와, 침식도 잊은채 피를 토하듯 작품을 엮어나갔을 완벽주의자 그의 모습이 그려져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겨웠다.
그는 갔으나 혼불은 영원히 이 나라의 문학사에 남고, 우리들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