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대학시험본답시고
서울에 있는 대학 답사를 했다.
지하철 타기는 또 어찌나 헷갈리는지
정말 '나 지방에서 왔는데유~'이마에
글짜 커다랗게 붙이고 다니는 꼴이였다.
절대로 촌티내고 다니지 말라던
모르는것 없이 다 알던 친구얘기를 명심 또 명심하며
절대촌티 내기 없기를 가슴속에 후벼넣고
과감한 용기표 은장도로 무장하며
서울거리를 투닥투닥 걸었었다.
지하철역 입구.
왠 정장차림의 아저씨가 내게로 다가왔다.
얼굴을 보니 상당히 난감한 표정이였다.
손에는 타임지가 쥐어져있고
좀 근사나부랭이의 제스쳐로 내게 말을 건넨다.
그 외모와는 상관없이 튀어나온 말투.
그건 다름아닌 서울에서 만난
전라도 사람의 말투였다.
키야...진짜 반갑네,
어쩜 내 고향사람을 서울에서 다 만나나~!
그 구수한 말투 하나에도 정다움이
느껴져 그 자의 말을 잠시 잠깐 경청하는
자애를 보여줬다.
말인즉 출장을 왔다한다.
헌데 출장온 그에게 난감한 일이 생겼다.
지갑을 잃어버렸다는것이다.
미안하지만 계좌번호를 적어주면
고향갈 차비를 곧바로 송금해주겠다는 말이였다.
글쿠나..
그런 딱한 사정이 있구나..
나는 정말 애석하게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헌데 어쩌랴..
딸랑 쫄면하나 사먹으니
주머니에 있는 돈이라고는
차비값 빼고 바나나 우유 하나는 사먹겠다 싶었다.
나는 내가 죽을 죄라도 지은양
미안,또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무겁게 돈없는 내 자신을 한탄하며
발을 떼였다,
저 남자..이 낯선 객지에서
사람들한테 돈 꾸는 모습이 얼마나 비참하고 속이 탈까나..
자꾸 마음쓰여 뒤를 쳐다보고 또 쳐다봤다.
타임지를 든 그가 또 한사람의 시민한테 동정을 요구한다.
그와 내 거리는 그의 동정어린 눈빛을 간파하기
참으로 가까운거리..
헌데 놀라운 일,충격먹은 일이 생겼다.
다름아닌 분명 방금까지 전라도 사투리를 썼던 그가
억세고 씩씩한 발음의 부산 말씨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놀랬다.
진짜 놀랬다.
저사람은 탤런트감이다.
분명 저 사람은 언어구사의 마술사같은 자로 둔갑이 되어있었다.
뺀지르르한 저 인물가지고
왜 저러고 등쳐먹고 살을까..
몸멀쩡하겠다,입제대로 터졌겠다..
뭐라도 하면 저렇게 거짓인생 사는것쯤은
해결하면서 살텐데..
진짜 살다살다 저런 백주대낮에 삼류연기하는 놈
그때 처음 봤던 기억이 십년지나 홀연히 생각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