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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5

새댁 만유기


BY 수다 2001-04-30

멀리있는 사촌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언니야~~~ 내 결혼한데이~~~ !!!

후후후
괜한 기우로 마음을 졸이던 동생이
27을 넘기지 않고 그만 어른이 되려합니다.

이제 마악 시작하려는 그녀에게 축복의 말 만 보탭니다.
가슴에는 어줍잖은 애처러움에
엄마처럼 잔소리가 흘러나는데도 말입니다.

더불어 저의 새댁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언제까지 듣고 싶었던
그리운 " 새댁 "소리를 동생도 듣겠지요 ?
수다즈는 10개월 만에 끝나버린
안타까운 새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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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때는 김치 담그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수다즈가 김치를 제조하려면 장장 두 주일!!!

마음 먹는데 일 주일
장보는데 하루
소금에 절이기 이틀
너무 절여서 소금기 빼는데 이틀
물기제거가 하루
양념해서 버무리기 하루
도합 두 주일........

그렇게 담근 김치는 왜 그리도 희귀한 냄새가 났었는지
담배 냄새가 김치에서 나니 귀신의 장난도 아니고 거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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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령아~~ 김치 담을 때 배워둬야지 시집가서 하면 힘들다.
☆ 엄마 저 음식 잘 하잖아요. 그러니 안배워도 해요

이렇게 시건방을 떨었었는데
결혼 후 어느날

★ 현구에미야 ~ 김치는 자고로 및젓(멸치젓의 경상도 사투리)을 많이 넣어야 맛있단다.

친정엄마의 가르침이 문득 떠오르기에

총각김치 한단에
친정서 가져온 멸치젓 1.5 kg을 넣었습니다.
(오뚜기 케찹 식당용 3 kg짜리 깡통 절반을 넣었거든요)

많이는 넣어야 겠는데
친정엄마의 용랑과 저의 많이가 빚어낸 gap이었겠지요.
담그고 보니.....

우헤헤 상상이 가시지요 ?
오뚜기 깡통 하나면 일년은 족히 먹을 젓갈 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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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구야~ 김치는 이렇게 담그는거야 .나 하는거 잘 봐~~ 그렇게 오랜시간을 끄는데 김치가 맛있겠어 ?
☆ 예

마음씨 고운 윗분의 안타까운 가르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장봐서 배추 절이는데 두 시간 !! 그리고 담그기

[ 오호라~~~ 깨도 넣으시네 맛있으라고 ...??!! ]
누가 훔쳐갈까 머리속에 꽁꽁 넣어두고는 며칠이 흘렀습니다.

드디어 김치를 담는날
시키는 대로 차분히 따르다
빛나는 IQ 를 쓰기로 작정했습니다. 응용력 !!!

[ 깨 보다 참기름을 넣으면 더.....주부란 자고로 양념을 아끼지 않는법 ]하면서
참기름 듬뿍~~~~~~~~~~~~~~~주루룩~~~~~~~~~~~~~~~~~~~~~~~~~~~~

끄윽~~~~~!! 쩝,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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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구엄마~~ 김치가 이상해요~?
☆ ???
◎ 김치에 간장을 넣어 담궜는데 맛이....
☆ 어휴~~ 바보 , 나 보다 더하군 김치에 간장넣는 인간도 있네 ? 푸~헐헐

주부4급이 신참에게 잘난척을 했습니다. 잔소리와 더불어

수다즈의 제자 !!
그 김치를 물에 씻고 다시 담그어
스승에게 들고 왔습니다.

제~~발 그런 공경은 안해도 되는데...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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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새댁들의 만유기는 흐릅니다.
그러나 그 만큼 그리운 추억도 드물겠지요.

듣고 싶어도 불러주지 않는 " 새댁 "
여러분은 어떻세요?
결혼 9년차 헌댁에게
" 새댁 " 이라고 불러주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


배경곡 : 박길라 - 나무와 새


현구네 찻집 : my.netian.com/~ghkdtn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