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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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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들은 지금...


BY tunseel 2001-04-30


그 이름들은 지금...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가뭄으로 근심이 많던 농부들의 얼굴이 좀 펴질 것 같다. 내 가난한 뜰에도 어김없이 비는 내린다. 고향 마을, 늙으신 부모님의 밭가에서 캐다 조그만 화분에 심어 놓은 애기붓꽃과 제비꽃과 현호색이 생기를 띠고 있다. 어둑하게 비 내리는 이 아침, 불현듯 편지를 쓰고 싶다. 그 바쁜 농촌 생활, 아이들도 어려서 시간 여유 없고 고달픈 속에서도 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며 살았는데.... '편지마을' 이 생각난다. 그 얇은 책을 받아들면 설레던 마음. 직접 얼굴을 마주한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 속에 이름이 나오고 글이 실린 사람들은 다 친구고 자매였다.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글쎄, 어설픈 도시 생활을 하면서부터였나? 아니면 사는게 힘겹다보니 마음이 삭막해진 어느 날부터였나? 하여튼 언제부턴가 난 편지를 쓰지 않았고, 따라서 오는 편지도 거의 없게 되었다. 그립다, 이 아침에. 사람이 그립고, 사람과의 따뜻한 대화, 편지가 사뭇 그립다. 그 이름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며, 어떻게 늙어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