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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9

이 사람이 사는 법


BY 노피솔 2001-04-30

토요일에는 어떤 친구의 생일 자축연이 있었다. 모인 사람도 다양해서
20대부터 40대까지 골고루 모였으니, 그의 다양한 교류를 엿보게 한
다.

생일이랍시고, 마누라 안시키고 스스로 차려낸 상 또한 그럭저럭
근사했다. 워낙 요리를 잘하는 이이긴 하지만, 여자인 나보다 낫다..*^^*

제주도산 표고버섯 향이 그윽한 탕수육에, 물을 전혀 안 치고 생토마
토를 이용하여 끓여내는 네팔식 닭찜에, 기타등등....

정말 남자고 여자고 요리 잘하는 건 복이며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능력이다. 그리하여 나를 비롯한 그의 벗들은 그를 사랑하고 아낄 수
밖에 없다.

왜? 흐흐...당근 늘상 맛난 것을 스스로 준비하여 벗들을 초빙하여
대접하기를 즐겨하기 때문이다. 몇 명이 모였다하면, 요리는 늘상 그의
전담이 되고 만다.

희안한 것은 그와 어울리는 벗들은 처음 만나 함께 어울리게 되면...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얘기가 통한다는 것이다. 그의 인덕일까?
그의 마누라의 인덕일까? 사실 마누라가 협조안하면, 그렇게 단체 손님들
집으로 자주 초빙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

하여간 그는 남의 이목 신경 안쓰고 자유롭게 살기는 한다. 이번엔 머리를
벅벅 밀었더구만... 이유인 즉, 본인의 깍은 머리 모습을 오랫만에 보고 싶어서
그랬다나??

장봐서 택시타니 택시 기사 왈, 스님 이런걸 직접 사러 나오셨습니까?
그러더란다...흐흐......요절복통했다. 클론의 노래 가사대로라면 사회에 불만있는
모습이고...*^^*

다음주에는 머리에 염색을 파란색으로 한다고 해서, 우리 모두는 이왕이면
태극기 모양으로 컬러플하게 염색을 하라고 충심어린 조언을 해 주었다.

하여간...우리 모두는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마음들이 오픈되었고(이래서 함께
뭔가를 먹는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나 관심사, 문제들이 물 흐르듯 흘러 나왔다.

세대나 나이나 사는 지역을 초월해서 뭔가 공통된 빛깔...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테두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 살아가는 맛을 함께 나눈다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

언젠가 그 친구에게 그의 사업이 몹시 어려웠을 때, 약간의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 무통장으로 입금을 해 주었는데...전화가 왔다. 그는 더럭 화를 내었다.
참내...아니 빌려간 주제에 큰소리를??

그의 말인즉...어떻게 딱 요청한 금액만 보내줬냐는 것이다. 거기에 천원이나
이천원쯤 더 포함헤서 보내야 사람사는 넉넉함을 느낄 수 있지 않느냐고 기
분 나쁘다고 그는 말했다.

쿠.....생각하면 빌려가는 처지에...그는 내게 훈계를 했고, 나는 그의 천원, 이천
원 얘기에...우습기도 하고,,,한 편으론, 그 친구가 살아가는 일면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따스한 공감을 하기도 했다.

조금의 마음의 여유...그리고 마음 씀씀이를 갖는다는 것...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나를 돌아봐도...그 작은 여유가 참 쉽지 않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도 저 천원, 이 천원의 작은 여유와
배려를 얼마나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1 더하기 1은 2가 되어야만 하는 사고에 익숙한 내 삶의 방식 속에서 1 더하기 1은
여러 가지 해답이 나올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머리로서가 아니라 삶으
로써 느끼고 배워 나가고,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는 그리하여 또한 내게서 그 진
리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갈 수 있는 그런 삶의 수채화를 그려 나갈 수 있다면 좋겠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