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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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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입장에서본 가을동화의 끝


BY 장미 2000-11-08



장안의 화제였던 드라마 가을동화가 끝났다.

난 자주 보았던 편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하도 얘기를 많이 들어

서 인지 안보았어도 내용은 거의 다 안다.

너무도 소위 잘나가는 출현자들에 또 멋들어지고 이쁜 가을배경

에 감미로운 음악에 누구든지 한번은 빨려들어갈만한 드라마였던

거 같다.

가보고싶은곳을 마니 보여주었었다.

이제 내가 부모가 돼고 나이가 들어서일까?

가슴아픈 사랑을 하는 은서와 준서, 태석보다는 그들을 키워준

부모 낳아준 부모의 입장에서 보고 더 가슴아파했다.

예전에 사랑이 지나간 자리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어려서 잃어버린 아들(사실은 유괴당한)을 10년이 지나서 찾았는

데 그동안 애가 탔던 부모의 심정은 모르고 그동안 자신을 키워

준 부모와의 이별을 더 슬퍼하고 키워준 부모도 못잊어 서로 그

리워하는 영화였다.

결국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형이 있는 집으로 돌아와 사랑

을 찾는영화였다.

참 그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었다.

아들만 둘이라는거, 작은아들을 유독 편애하는거, 그래서 남아있

던 큰아들에게 소홀해(사실은 동생이 있을때부터 심하게 느끼던

사랑의 차이...)그래서 너무도 큰 상처의 세월이였다는거 여러가

지로 아들둘을 막 키우기 시작하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하

는 영화였었다.(사실 둘째편애가 심했던 내게 남편이 권한 추천

비디오였다.)

여기 가을동화에서도 이 가슴아픔은 이어진다.

10년이 넘도록 친자식인줄로만 알고 키워온 소중한 딸이 바뀐 남

의딸이라는 충격은 얼마나 대단한가?

그래서 친딸을 찾았지만 그동안의 정을 어찌 내 뱃속으로 낳다

는 이유하나만으로 그동안의 정성이 담긴 키워온 자식을 대신할

수 있으리....

가끔 아침프로에 어렸을때 부모를 찾는 사람들의 사연이 많이 나

오는데 그들도 어디 부모가 보고싶어서 정이들어서 보고싶어서 찾을까?

그져 피부치라는거 나를 낳아준 사람이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왜

날 버렸을까?하는 마음으로 찾으러 나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닐것

이다....

그래서 가끔 부모를 찾고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는 사람들을

보곤한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두 엄마도 참으로 가련하다.

친자식을 제손으로 못키운것또한 그렇지만 그동안 키워온 애지중

지의 딸과 생이별을 해야하니 이것을 어찌 단순한 드라마의 양념

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조연들을 흔히들 드라마의 양념이라고 하지않던가..

나는 이 엄마들때문에 더 마니 울었던거 같다.

게다가 말도안돼게 아들놈과 그 딸같은 아이가 서로 사랑한다니......

너무도 흔해빠지고 뻔한 스토리의 전개지만 그토록 지겹도록 이

런 스토리들을 접해온 울 아줌마들조차도 그속에 빠져 눈시울을

적셨었다.

마지막에 은서가 병이걸려서 죽는데....

이루어 지지 못하는 사랑은 꼭 죽어야만 아름다울까?

준서는 은서를 따라 자살한다.

차에 친다고 꼭 죽는건 아니겠지만 드라마에서 바라는것은 아마

죽음을 뜻하리라...

여기서도 너무도 이기적인 아들의 모습에 부모의 입장에서 실소

를 금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것을 어찌 아름답다 하리....

차라리 엽기적이다.

단순히 드라마에서니깐 있을수 있는일이라 하겠지만 남겨진 가족

들을 생각한다면 그동안 키워준 부모를 생각한다면 정말로 말도

안돼는 일이다.

내아들이 그런일로 그렇게 부모를 떠난다면 난 절데로 용서하지

못할것 같다.

은서와 준서의 사랑이 가슴아픈거야 나도 여자고 사람인데 어찌

눈물이 안나겠나?

하지만 이건 너무도 진부하고 바보같은 결론이다.

가끔 드라마에서 부모의 결혼 반대로 부모와 등지고 사랑하는 사

람을 택해서 떠나버리는 이야기가 많은데 난 그런 얘기들을 보

면 아주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나는 그런 반대없이 결혼을 해서 그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이라

하겠지만 끝까지 부모를 설득할 생각은 안하고 20년 넘게 키워

준 부모를 배반한다는건 참으로 용서받을수 없는 일이다.

내가 지금껏 해온 사랑이 그리 뜨겁지 않아서 그 입장이 아니기

에 단언할수는 없는 일이지만 나는 부모가 끝까지 반대한다면 아

무리 설득을해도 소용없다면 그 결혼 포기했을거다.

내친구중에 한명도 5년동안 사귀던 여자와 부모님이 반대를해서

헤어졌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그 친구에게 왜 그랬냐고 잘했다고 할수는 없을거다.

하지만 그 신중함에는 옳다고 해주고 싶다.

하루이틀 생각하고 결정내린것도 아닐것이고 그런 반대로 결혼했

다고 해서 결코 행복하다고 볼수도 없을거도 아마 그 여자를 위

해서도 포기했을수도 있다.

이걸 효자다 아니다 판명지을수는 없는일이지만 난 이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은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20년을 넘게 키운 아들을 고작 몇달 몇년 만난 여자에게 뺏기고

서는 부모를 등진다면 그 사람을 그 사랑을 어찌 아름답다고만

할수 있을까?

이부분에서 나의 자식에대한 그릇??집착일지 모르지만...

아주 고지식하고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의 아줌마의 말도안돼는 결

론일지는 몰라도 오랜세월 자식을 키우시고 살아오신 여러 선배님들께는 아주 어

줍잖은 소견일지는 몰라도 결혼해보니 삶에 있어서 내 인생에 있어서 사랑따

위 정말 별거 아니더라....멋지게 펼쳐지는 그림같은 몇 페이지

에 불과하더라...

남녀간의 사랑이야 헤어지고 몇년이 지나면 그런것쯤 잊혀질수

있겠지만 부모와 자식간은 어디 그런가?

아직 자식을 키워본지 얼마 안돼는 30대초반의 이제 신입 딱지를 뗀 엄마라지만

내가 엄마가 된후에 비로소 참으로 커다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무게에 부모님

의 한없는 사랑에 스스로 고개가 숙여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소름끼치도록 강한 절대적인 그 사랑에 나자신을 얼마나 다시 생

각해 보았던가?

자식이 어찌 부모의 심정을 다 헤아릴수 있으련가마는.....

부모를 앞에두고 자식이 먼저 죽는것만큼 커다란 불효가 어디있

으랴?

더군다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더더욱이.....

몇년전 내 사촌동생도 여자때문에 자살을 했다.

그 빈자리 때문에 지금도 많은 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있는 날들이 더 많지만 어디 그것

이 보이는 면 뿐이랴?

안보이는곳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가족들을 아직도 발견할수

있다.

아무것도 아닌일에도 생각이나서 용서할수 없는 그 자식이 그리

워 절규할때가 있다.

가슴속에 묻어둔 그 아픔을 어찌 잊을수가 있으랴?

타이타닉에서처럼 어쩔수 없는 경우 자신의 목숨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지키다가 어쩍수 없이 갔다면 모를까 지켜주지도 못하고서는

따라서 죽는건 참으로 비겁해 보였다.

남아있는 사람들을 뒤로한 그 처세가 미워 이기적이라고 많이 그동

생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누군가?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 했는가?

남아있는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아져서 살아가야 하는

아픔이야 말로 얼마나 쳐절한가?

그런데 남겨주고 가야할 아픔따위 헤아리지도 않고 목숨을 버린다는건

정말로 참기힘든 방종이다....

더군다나 인기리에 방영돼던 드라마에서 이런 결과로 끝을 맺었

다는 것은 나에게 당혹스러운 비현실감으로 쓸떼없이 화까지 나게끔 한다.

이런 단순한 사랑 드라마를 보고 맹목적으로 주인공이 된양 울어

댔던 내 과거의 모습들을 찾아볼수 없게끔 너무도 현실속의 이성

적인 아줌마가 돼있는것이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이제 세

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직시할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것으로

나 자신을 위로해 본다.

아무튼 이 아줌마들의 눈에서 눈물을 빼던 그 드라마의 끝이 나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