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 이야기에요....
손가락이 휘어지도록 일밖에 모르시는 아버지와
솜씨,맵씨, 마음시 좋은 현모양처 어머니와 우리 4남매는
가난해도 오손 도손 행복했었죠.
우리집 장남인 첫째동생의 불행은 친정 아버지께서 4년전 폐암
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뒤부터 시작되었지만 이미 그 전
에도 그다지 편치는 못했습니다.
동생은 여섯식구가 세들어 살던 단칸방 위 다락에서 향학열을
불태우며 야간대학에 다녔지요.
학비도 빠듯한데 생활비까지 보태느라 짠돌이 별명,단벌신사를
못 면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해 졸업 후 괜찮은 직장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날의 고생으로 얻은 지병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비롯, 가족들을 부양하면서도 사내연애로 착한 올케 만나 결혼식
도 못 올린채 다락방에 보금자리를 꾸몄지요
어느날, 아버지께서 폐암 말기라는 3개월 시한부를 선고 받게 되
고 우리가족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안고 가시기전에 손주라
도 안겨드리고자 동생의 결혼식을 서둘렀습니다.
물론 신혼여행은 엄두도 못냈지요.
병세가 악화된 아버지는 마른나무가지처럼 추레한 모습으로 마스
크를 낀채 힘겹게 맏아들 결혼식에 참석하신 후 얼마있다 세상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직장이 멀어져 둘이서 맞벌이로 열심히 모은돈으로 그곳으로 전세를 얻어 갔지요.
그런데 갑자기 원인을 알 수없는 불이나 어렵사리 마련한 세간살이와 집을 홀랑 태우고 빚얻어 수리해주고도 전세를 잘못들어
지금까지 전세금을 못 받고 있습니다.엎친데 덮친다고 올케가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동생마저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아이를 못 갖는다고.......
망연자실한 동생부부는 힘든일들을 겪는 과정에거 약간의 불화가 있기도 했지만 지금 모든걸 잊고 꿋꿋하게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병약한 어머니와 아직 출가하지 않은 두동생들을 위해 의연하게 버틴 동생부부가 대견하고, 누나로서 도움을 주지 못해 늘 가슴 한켠이 묵직합니다.
그저 동생에게 더 이상의 불행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 뿐이죠.
하늘이 도와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