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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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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불가마에서...


BY 다정 2002-06-04

머리 아픈것이 유난하던 토요일날
나갈려는 딸을 붙잡고선
비닐 가방에 한짐 챙기고
나섰다.
이름도 휘황 찬란한 보석 불가마로


접수부에서 주인의 끝날것 같지 않은 설명을 뒤로 한채
일단은 좋다니깐,그말만 확실히 귀에 박고..
샤워를 얼른 하고는
흰 옷 위 아래 한벌씩 챙겨 입고 나서
입구 부터도 으리한 그 길을 돌아서
가보니
정말이지...처음 간 티가 난건지
왼쪽 벽을 차지한 대형 스크린엔 축구경기가 한창이고
오른 쪽에도 티비에선 연예인들의 입담이 흘러 나오고
중앙홀을 중심으로 무리의 사람들이
각자의 편한
아주 편한 자세로 누워서 자거나,보거나
별천지가 따로 없어 보였다,그야말로.


붉은 줄수건 하나씩 머리에 싸매고
이름도 가지가지의 움집 모양의 불가마 속으로
ㅡ와,,좋다
ㅡ엄마 이리로 누워
딸은 언제 챙긴건지 머리 벼개도 갖고선 일단 누으란다
언제 와본것 처럼
자수정들이 어지러이 기하학적 무늬를 그리는 벽면
황토 흙을 자연스레 바른것 처럼 인공적이게
천장에서 나선을 그리고
ㅡ바아그라 보다 훨씬 특효
란 문구가 대담하게 한 구석을 차지..

지글지글 몸을 지져보곤
견디다 못해서 그 중앙홀로 나와선
은행알로 깔려진 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하니
순간 옆이 이상해서 슬쩍 보니
어머나...
웬 남자가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1
다들 흰옷 한벌씩 갖추고
무리지어 여기 저기 앉거나 누워 있는 모습이란 것이
순간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사이비 종교 집단의 모임 같기도 하고
어디서 모르는 남자가 그것도 수건은 하나씩 매고선
옆에서 혼숙(?)을 하겠냐 말이다.ㅎㅎㅎ

딸아이도 웃음이 나는지
처음 온 티를 둘이가 얼마나 냈던지
식당서 미역국에 밥 한그릇씩 먹고 있는데
수부의 그 주인이 다시 날 보더니 그 연설을 시작 하고
결론을 참 좋다란 말을 돌리고 또 살 붙이고...

장장 네시간을 그 요상한 곳에서 보내고 나니
마주 보는 둘의 얼굴은 익어서
불그레하게 물이 오르고
그 주인의 말처럼 좋긴 좋구나를 연신 하는 딸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는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