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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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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보태줄 몸...


BY 수선화 2000-11-07


전혀 생각지도 않은 어려운 손님이 오셨어요.
시 고모님...
몇 시간 기차여행 시간이 힘겨우셨나봐요.
현관을 들어서시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셔요.

늦은 연락을 받고 서둘러 저녁상을 준비했어요..
어설프게 그래도 정성껏 상을 차렸건만 당신은 한술 뜨는것..조차 버거우신가 봅니다..
이제 혼자인 여행길이 버거웠을까...
먼길을 떠나도 손흔들어 배웅해주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였을까...

반가웠어요...
뵙고 싶었거든요..
왜냐면요..
이제 두어달 되었나..
늘 곁에 계시던 시고모부님이 떠나셨어요..
'귀천'
세상 소풍 마치고 가셨거든요..
세상 아름다웠노라..이야기 전하셨는지...
아님..아직도 세상 아름다운 이야기에 하세월 하고 계실까...

어려운 관계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세속의 눈으로는 그만큼 사셨으면 아쉬울 것 없을거야..했는데..
고모님은 아니셨나봐요..
'흙 보태줄 몸...'
하시면서 노안에 말간 이슬이 맺혀요..
아세요??
어린아이의 눈물과..주름이 깊은 노인의 눈물이 닮았다는거..

살아 곁에 있을 때.. 그게 사람이래요..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웃고..
함께 눈 마추고..
함께 울고...
때론 다투기도 하고..
죽으면 '흙 보태주는...'그뿐이래요..
그럴까...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죽으면 흙 보태주는 몸..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몸..이 되면 않될까...
세상 아름다웠노라...소식 전하기 전에
세상을 아름다운거야...이야기 하며 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눈시울이 젖는 밤입니다..
핑계삼아 실컷 울고도 싶은..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