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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녀의....


BY 소낙비 2001-04-25

언젠가 샘터에 연재된 '최인호'님의 글에서 읽었는데
글이 너무 좋아 책상위에 올려놓고 가끔씩 읽어보곤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다시 읽어보다가 에세이방 식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한번 올려 봅니다.
나이들어가면서 잊어버릴수 있는 나의 주책을 깨닫게 하는
내 생활의 지표가 되는 글이기도 합니다.


★★ 어느 늙은 수녀의 기도 ★★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버린다는것을
저보다 잘알고 계십니다.

저로하여금 말많은 늙은이가 되지않게 하소서.
특히, 아무때나 아무것에나 꼭 한마디 해야 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이 걸리지않게 하소서.

모든사람의 삶을 바로 잡고자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는 시무룩한 사람이 아닌 사려깊은 사람이 되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가고
그것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줄 그런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있게 참고 들어줄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이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수는 없사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힐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하여
나도 틀릴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야 성인까지야 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많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로 남게 하소서.

제가 눈이 점점 어두어지는건 어쩔수 없겠지만
생각지도 않는곳에서 선한것을 보게 되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할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것을 그들에게 선뜻 말해줄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