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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그리운 샘터


BY 임진희 2000-11-07

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니 어릴적 일이 떠오릅니다.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때에 큰 오빠 아들하고 친구집에 갔지요.

그때는 오빠네 식구와 함께 살았는데 저 보다 몇살 어린 남자

조카는 언제나 제 뒤를 따라 다녔답니다.

그때 제가 신고 있었던 것은 나무로 만든 샌들 인데 일본말로

게다 {게타} 라고 불리웠는데 나무에 빨간 색을 입힌것도 있고

그냥 나무 색으로 된것도 있었지요.

어린 조카는 그것을 신고 싶어 해서 잠시 신발을 바꿔 신고

있었지요. 친구와 재미 있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 언니

가 지금 풍덩 하고 소리가 났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그때서야 조카가 보이지 않는것을 알게 되었지요.

부리낳게 우물로 뛰어가 보니 조카는 우물속에서 허우적 대고

있었는데 그 깊이는 사람이 빠지면 죽을 만큼 깊었죠.

다행이 빠지면서 손을 양쪽으로 벌려서 돌을 붙잡은것 같았습니

다. 폭은 별로 넓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였지요.

그 와중에도 게다 게다 ,하면서 고모의 신발을 챙겨서 한손으로

들고 드디어 이웃집 오빠의 도움으로 무사히 나올수 있었답니다.

머리에는 몇개나 혹을 달고서요.

잊혀진 이야기가 님의 글을 읽으니 바로 엊그제 이야기 처럼

눈앞에 떠 오름니다.

각별 했던 조카도 이젠 중년이 되어 고모와 함께 인생길을 걷고

있지요. 두레박으로 샘물을 긷듯이 우리 마음속에도 그렇게

사랑 하는 마음을 떠 올리면서 서로 용기를 주면서 살아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