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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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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를 기다리며....


BY raindrop 2002-05-28




중간고사에서 큰 쓰라림을 맛 본 딸아이가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학원을 다니지 않을 때도 야간 자율학습 정독반에

들어 있어 12시나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딸이었는데

귀가가 더 늦어지게 된 것이다


딸은 새벽 6시에 일어나 허둥지둥 한 술 뜨고

7시면 집을 나서서는 다음 날이 되어야 돌아오는,

이른바 새벽별보기운동을 하는 이 땅의 苦2이다


도대체 학원을 다니고부터는 딸아이랑 이야길 나눌 시간이 없다.

학교소식을 잘 물어다 주는 종달새같은 아이였는데..

참...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엄마, 오늘은 조금 일찍 올 거 같애....

아침에 남기고 간 딸아이의 말이 언뜻 생각난다

누워있기도 미안해, 잠바 하나 걸쳐입고 딸 아이를 마중나간다.


가로등 아래 서성이며 모퉁이를 돌아오는 봉고차들마다에

눈을 모으며 내려다본다.

이상하다...시간은 자꾸 지나가는데 아이가 오지 않는다.

고루한 부모덕에, 옆집 개도 목에 걸고 있다는 그 흔한

핸드폰도 갖고 있지 못하는 딸아이여서 연락이 되지않아

더욱 맘이 졸여온다.


혹시....

얼른 고개를 젓는다.

나쁜 생각은 하지 않으리라.

딸을 둔 부모는 죄가 많다. 이렇듯 걱정이 많은 걸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하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호주머니에 질러넣은 손 끝에 묵주가 느껴진다.

아이 돌아오는 길에 안전을 빌며 성모송을 나직히 외워본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마리아여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아....딸이 저만치서 손을 흔들며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