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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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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며......


BY darong-e 2000-11-07

가을이라서 외롭다던 글들이 이제는 뜸하다.

아마 겨울이 문턱 앞에 서 있나 보다.

난 정말 알뜰하다는 말 들어 가면서 살았다.
그 알뜰함이 내 속에서 나온 것인지,.
생활 속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른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 아픈 소리 안하고 살려고
노력 하며 살았다.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살은 세월이
이제는 거울에 비친 얼굴의 주름이 말해 주고 있었다.

이제껏 잘 살아 왔다고 자부 하던 내 삶에
어느때 부터인지 확신이 느껴지지 않았다.

TV 프로의 아침 마당을 보면서, 자기는 정말 알뜰하게
살았고, 집에서 놀고 있는 남편을 대신해서 안해 본일
없다고, 방청객과 시청자들 앞에서 자신을 펼쳐 보이던
어느 아줌마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내린 관대한 평가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결국 자신이 완벽하게 살고자 했다고, 그게 잘 살은건
아닌 것이었다.
상대편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한건 살아가면서 정말
큰 오류라는 걸 깨달았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행동과 말이 기준에서 벗어 난
다고 해서 자기의 잣대로 잰다는게 결코 잘 사는게 아니
었다.

그 행동과 말이 기준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었던 맘을
안아 주어야 했다는 거였다.

화면 속의 다양한 삶들을 보면서,
전에는 돌아보지 못했던 내 삶을 돌아 보니까
여기 저기 오류도 눈에 보였다.

일상 생활에서 완벽하기 위해 남에게 빈틈 보이고
싶지 않아서 긴장하며 살아 오는 시간 동안 내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도 나 못지 않게 힘들었다는걸
알게 된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는 묶어 두었던 줄을 풀어 주리라.
먼저 내 자신 부터 그리고 내 가족 그리고 가까이
하는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오는것
처럼, 인생의 긴 시간 속에 다가 왔다 가는 일들을
조금은 거리를 두고 관망하며 받아들이면서 남은 시간
을 마무리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