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쑤우욱 패인 아버지는 허연 머리카락만 듬성듬성...
기저귀만 차구 그렇게 계시더군여...
앙상하게 말라서 등에 붙은 배를 보면서 억장이 무너져내린다는 건 이런걸까?
그렁그렁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일단 수건을 씻어와서..아버지 얼굴을 닦이고..
아예 감겨진 한쪽눈에서 눈꼽을 닦아내구..
환자복이 젖어있는것이 아무래두 오줌을 싸신듯...
차마 딸이라두 기저귀 가는것이 낯설어서..
아들을 안고 있던 남편한테 기저귀 갈아달라구 했더만..
표정이 영 개운치가 않았다...
남편이 기저귀를 갈고..환자복을 다시 갈아입히고..
겨우 앉혔더니..자꾸만 다시 누우시려구 한다..
어쩜 저렇게 엄마랑 똑같이 아프실까?
너무나 똑같이 변해가는 아니 말라가는
점점 말두 없구 못드시고..마치 가실 날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지난 6년동안 보아왔던 엄마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서..
아버지의 허옇게 말른 얼굴이 악의라곤 찾아볼수없는 그 새하얀 얼굴이....입관하시기전 엄마의 그 천사처럼 편안하던 얼굴이랑 흡사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조금있다가 당검사를 할꺼라구 아무것두 드리지 말랜다..
자식 올때만이라두 맘껏 드시게 하지... 뭐라두 드시는걸 보구 가면 맘이 덜 아프겠구먼.. 걍 하염없이..아버지 얼굴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어 본다...
또 엄마가 생각난다..
아버지 얼굴에 손길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잊어먹지 말자고 꼭 기억하겠노라구 가슴에 묻어두었던 엄마의 얼굴이 생각난다..
눈썹을 쓰다듬는 자리마다 엄마의 눈썹이 그려지고..
입가를 쓰다듬다 보니..유난히 주름이 많았던 엄마의 입가가 또 선명하게 떠오른다...
비록 알아보지두 못하는 아버지지만..아시지 않을까?
내가 온걸 알지 않을까? 뭐라두 얘기해드리고 싶은데..
남편이 있으니..어색하기두 하구..아들놈 데리구 차에 가 있으라구 했더니 이제 8개월을 넘긴 아들이 낯가림이 심해
지 엄마만 없으면 울어대서..그냥 그렇게 말없이 날 쳐다보는 남편과
그 눈자락 끝에 아버지를 하염없이 쳐다보는 내가 말없이 그렇게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 미안해여..아버질 사랑하지 않았던거 아니예요...
이렇게 맘이 아픈데..아버지..정말 죄송해여'
사랑한다구 말해드리고 싶었다....
아버지..
가족들은 아버질 다 싫어했다..울 아버진 그야말로 왕따였다..
권위적이고..잔소리 심하시고..무능력하고..
아버지 원망을 많이 했었다...
무능력한 아버지 때문에..엄마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12시에 잠드는 생활을 평생 하셨고..시장 좌판에서 언손을 호호 불어가며 생선을 판 죄로...우리는 근근히 생계를 유지할수 있었다.
요즘도 시장이라는 곳에 가서 좌판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것은 그때의 엄마때문이리라..
엄마가 59세 되시던 때..오빠가 장사를 시작하고..조금씩 집안형편이 나아질 무렵 엄마는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다..
한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고..
내낸 집안에서만 갇혀사시고..그렇게 6년을 아프시다가..
정말 뼈와가죽만 남겨진 체로 그렇게 작년 12월에 떠나셨다..
그런 엄마를 한번도 제대로 간호조차 안해주신 아버지..
평생 물한컵 자신의 손으로 떠 드실줄 모른던 아버지..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 아버지는 목놓아 우셨다..
입관을 하는 날두..막내딸인 나보다 더 목놓아 우는 이는 아버지였다
그러시더니..한달두 체 안돼..갑자기 쓰러지셨다구..오빠한테 연락이 왔고..아버지는 엄마처럼 꼭 그렇게 병원 신세를 지시게 되셨다.
갑자기 찾아온 치매..음식 거부..당뇨로 인한 시력상실..
물론 움직일수는 있지만..눈이 안보여서 그런지 아님 의식이 희미해서 그런지 하루종일 누워계실려구만 한다..
외아들이자 장남인 오빠는 6년동안 엄마 병수발에 이골이 났던지라..
아버질 병원에 모셨다...
치매노인 전문병원이란다..
그것두 친정집에서 약 2시간 쯤 떨어진 곳이다..
그래두 그 병원 아줌마가 그런다..이집 아들처럼 효자가 없노라구..
오빠는 엄마때두 그랬지만...정성을 다해 모신다..
죄인은 늘 딸들이다..
시집가서 멀리 산다는 이유로..
겨우 몇번 찾아뵐 뿐이다... 어제두 그 병원을 가기위햇 얼마나 긴 여정을 거쳤는지 모른다..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 라구 부를 대상이 어디에두 없다는게
어디가두 엄마를 볼 수없다는게 너무너무 맘이 아퍼서 눈물로 새운 날이 많았는데...
아버지두 그렇다..
남편이 지방에 당분간 내려가 있어서 혼자 아들놈을 델구 살아야 하기 땜에 7시간이나 걸리는 그 거리를 찾아가기가 넘 힘들다...
미치겠다...뱅기라두 성큼 탈 수없는 이눔의 팍팍한 주머니두..
어쩔 수가 없는 내가 더 밉다...
앙상하게 말라가는 아버지를 보며 난 아무것두 해드릴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