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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65

병순아 널 사랑했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BY 수다 2001-04-23

병순이가 이제 떠나려합니다.
가녀린 두 다리로 힘겹게 버티며
마지막 숨을 할딱거립니다.

아무런 준비도 못 했는데
감당치 못 할 그리움 만 남겨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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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요 ?

병순이의 몸짓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는
불만공주는..
같이 울고싶은 이 바보엄마는요 ?

이제 청소할 때
밥할 때
누가 종종걸음으로
바보엄마를 도와줄까요 ?
혼자 남게될 병돌이는 또 어쩌나요 ?

온 아파트를 휘젓던
목청 고운 병순이가 떠날 차비를 서두릅니다.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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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ㄱ 아~~~~ㅇ 엉엉엉
엄마 ,병순이가 죽어요. 어떡해요~~ 엉엉엉

새벽 6시
자지러지는 딸아이의 소리입니다.

이미 다리를 쭈욱 뻗은 빨간병아리는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20일 간의 삶을 뒤로한체.....

바보엄마는 정신이 아득합니다.
어떻게 수습을 해야 좋을지 막막합니다.
갑자기 숯댕이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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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원아 병순이는 오래 살았단다. 어쩔수가 없어. 울지마
★ 내가 너무 쪼물락 거려 죽는거지요 ? 엄마 어떡해요오. 엉엉~~~~~~

⊙ 아니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 엄마 어릴 때도 병아리가 죽었는 걸
★ 그럼 엄마도 우셨어요 ? 흑흑

⊙ 응, 슬퍼서 막 울었어. 그래서 엄마가 " 키우지 말자 "고 했잖아
★ 엄마도 우셨으면서 왜 저 보고는 울지말래요. 엄마 미워요~~~

⊙ T T '''''
★ 병돌이는 알겠지요 ? 병순이가 왜 아픈지...병순아 ~~ 미안해
...언니가 쪼물락 거려 너가 죽는거야... 엉엉엉~~
...하나님 우리 병순이 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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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 뜨지 못하는 병순이는
가녀린 두 다리로 마지막 몸을 추스리고

불만공주의 눈물은
눈 끝에 매달려 떨어질 줄 모르는데

바보엄마는 멀거니 넋을 놓고 있습니다.
정말 이대로 주저앉아 울고 만 싶습니다.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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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국군아저씨 보고 우리 병순이 고쳐달라고 해요.
◈ 아저씨가 어떻게 고쳐어~~~~~ 아빠가 다음에 병아리 또 사줄께에
★ 국군아저씨 한테 "수술해서 살려라" 그러면 되잖아요. 그리고 그건 병순이가 아닌걸요.
◈ 아빠가 맛난거 사줄께 가자
★ 싫어요. 아빠 미워요. 엉엉엉 병순아 ~~~~~~

휴우~~~~~
마지막 기대를 걸은 아빠도 해결이 없으니
떼쟁이 반대공주를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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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자지(習字紙) 같은 목숨을 팔랑거리며
마지막 인연의 끈을 아직은 놓지 않는데
병순이도 불만공주와의 헤어짐이 슬퍼서일까요 ?

시체처럼 굳어가는 작은몸을 가슴에 품은체
상처와 위로를 반복합니다.
불만공주가

이기적인 막가파엄마는
딸아이의 아픔 만 염려됩니다.

그래서 잔인한 마음을 먹습니다.
" 어차피 죽을거면 빨리.... 저(병순)도 힘들고 우리도 힘든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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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3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직은 우리 곁에서 숨을 고릅니다.

우리집은 하루종일 울음바다입니다.
병돌이 만 활개를치며 쓸쓸히 다닙니다.
삐약삐약....

혼자 남게될
저 가여운 병돌이는 어쩌지요 ?
병돌이는 무사할까요 ?

이기적인 바보엄마는
불사파 아들의 상처도 걱정됩니다.

그러나 이 말 만은 하고 싶습니다.

병순아 널 사랑했었다. 잊지 않을께
언제까지나..........

추신 :

오늘은 이 노래가 좋을것 같네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서요.


사랑이 날 또 아프게해요. 사랑이 날 또 울게하네요......
사랑이 잔인하게 떠나가네요. 정말 내가 괜찮을까요 ?...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네요~~~~~~


현구네 찻집 : my.netian.com/~ghkdtnfu

배경곡 : 김범수 -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