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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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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착한 며느리는 아닌가부다


BY 동해바다 2000-11-06

오늘도 어김없이 며느리의 역할을 해 내느라 오전 집안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짜증이 나는 것은 왜일까.
나도 늙을텐데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지금의 나는 나쁜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시어머니는 69세.
화장품은 외제 아니면 안 쓰신다.
목욕탕을 가셔도 마사지 받으시면서 몸을 때밀이 아줌마에게 다 맡기신다.
피부에 검버섯 하나 생기셨다고 큰일나셨다고 하신다.
눈가에 주름하나 느셨다고 속상해 하신다.
할머니 소리를 너무나도 듣기 싫어 하신다.
일단은 모든게 당신 몸이 우선이시다. 자식 손자 며느리 다 필요없다.
내가 너무 적나라했나??

얼마전에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삐끗하셨다. 당장 전화해서 오라 하셨다.
모시고 며칠을 한의원 다니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다닐수 있으신데 왜 이러나 하며 다시금 내 안에 못된 생각이 또아리를 튼다.

두얼굴?? 나의 모습??
침 맞으실 동안 대기실에서 앉아 있노라면 나이드신 노인 분들이 많이들 오신다.
대부분이 7,80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었다.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 모습에서 왜 저 분들은 혼자서들 다니나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 이틀 다니면서 점점더 짜증이 나는 것은 화장까지 다 하시고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는 그것도 일찍 전화를 하셨다. 우리 아들에게만 통고하신다.
침대에서 떨어지셨다고... 그리고 끊으신다.
그 다음은......
내가 전화하기를 기다리신다. 무관심한지 어떤지....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한심스러워진다.
무슨 이유에서 내가 이런 글을 올리고 있는가.
난 나쁜 여자가 되기 싫은데 나두 인간인데 하면서 나를 위로한다.

큰 아들은 떨어져 살면서 효자소리 듣고 우린 옆에 살면서 불효소리 엄청 듣는다.
혼자 사시는 어머니 생각하면 자식된 도리로서 해야할 일은 다 해야 하지만 좋은 소리는 별로 듣지를 못하며 살고 있다. 지척에 있는 아버님 묘에도 자주 가지만 큰아들은 일년에 한번 올까? ......

내가 왜 이런 넋두리 하고 있나. 이러지 말아야지...
하여튼 오늘 오전에는 나의 마음이 뒤숭숭했다.
기분좋게 시작해야 할 월요일인데...

모시고 다니면서 계속 짜증나는 내 자신을 채찍질해 본다.
이러지 말자.

나의 모습이 될 지도 모르는 일.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그래도 외롭게 살고 계신데 잘 해 드리자.

이 아침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