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많이 깊었다. 다들 푸른 잠속에서 무엇을 건지고 있을까... 곁에 비누향 가득 콧끝을 간지럽히며 가는 숨소리 고르는 내 평화들에게 살포시 입술을 갖다 대본다. 아...토요일인가... 금요일부터 주말이다 하여 길거리는 환락가이다. 골목사이 비틀거리고 올라가는 사람들에 발자국 소리에 신경질적인 개들은 짜증으로 대신하는 늦은 밤! 어디선가 왁자지껄 싸우는 소리... 부르르 몸서리 치며 내달리는 자가용 소음들... 이 늦은 새벽에도 낮이나 다름없이 삶의 달구지는 요란스럽기만 하구나.... 요즘 자그마한 자기일에 어느 한곳 신경쓸 시간조차 없는 남편은 퇴근 귀가 바로 밖으로 용수철처럼 튕겨 나갔다. 차라리 내가 내보낸것이 옳으리라. 남편 친구중 정말이지 법없이도 살만큼 선한 사람. 그 사람이 지금 경찰서에 수감 중이다. 몇일전 음주운전 그리고 ?R소니... 다행히 사람은 많이 다치지 않았다니 정말 다행이다. 부모를 모시고 빈주먹으로 안먹고 안써 모으며 열심히도 살아온 효자이다. 술이란것이 사람의 옳고 그름의 이성까지도 마비실킬수 있다는 것에 난 적잔히 놀랐다.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울때 우리는 가끔은 알콜을 부르기도 하지만, 어찌 술로써 시름을 잊으려 하겠는 가... 난 아침 출근길 남편에게 말했다. 어려울때일수록 말한마디 얼굴한번 더 보여줘야 한다고... 물론 사람을 다치게 하고 등을 보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순간적으로 부모가 생각났겠고 줄줄이 아이들과 처가 생각났겠지만 그 행위는 올바른 행위가 아님을 난 안다. 이곳에 터를 마련한 시댁이기에 불알친구들이 많다. 개중 독신이라 자칭하는 한친구가 고맙게도 그 친구를 위해 매 사식을 넣어주고 사무실도 가서 일 봐준다니... 정말이지 고마운 친구이다. 그 친구는 음주운전이, 뺑소니가 얼마나 비겁하고 나약한 행위인지를 이번 기회에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자기옆에는 이런 우정어린 친구들이 있었음을 이번 기회에 다시 깨달았을 것이고... 남자의 우정! 난 부럽다. 서로 치고 받고 싸우다가도 다시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가끔은 주말마다 친구들 무리속에 술로 꽃을 피우고 이슥 밤거리를 배회하는 남편을 닥달했었지만, 오늘만큼은 내 후덕함으로 양보하고 싶다. 그 친구를 위해 친구들끼리 지금 모여서 변호사 선임을 놓고 또 여러가지 문제들을 거론하느라 밤새는줄 모르고 의기투합하고 있을 그 남정네들... 다친사람도 모쪼록 쾌유를 빌지만, 그네들 우정이 영원하길 빌러보는 저녁이다. ...2002/5/18 자정을 넘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