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4/19 18:33
서울 부산 광주 등 주요 대도시의 택시요금이 이르면 상반기에 크게 오를 전망이다.
19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일반택시와 모범택시의 요금을 최고 30∼40% 가량 올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택시업계가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을 이유로 98년 2월 이후 동결된 요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에서는 일반택시는 기본요금을 1300원에서 1500원, 거리당요금은 210m당 100원에서 153m당 100원으로 하는 등 최고 28.3%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모범택시는 서울에서만 기본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리는 등 40% 인상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과 광주는 기본요금은 1500원으로 서울과 같지만 거리요금이 각각 133m와 151m당 100원씩을 요구하고 있어 인상폭은 최고 36.5%와 27.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 김종희(金鍾熙)육상교통국장은 “원가가 올라 요금조정이 불가피하고 무리하게 요금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노사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지방의회 의견을 수렴, 요금을 조정하라는 의견을 지자체에 보냈다”고 밝혔다. 요금인상과 관련, 건교부에 의견검토를 요청한 지자체는 서울 부산 광주 등 3곳이다.
건교부는 지난 3년간 택시요금 인상 요인은 LPG 가격 상승 29.3%, 물가상승 9.1%, 근로자임금 상승 11.3% 등이라고 밝혔다. 한편 택시업계는 요금인상이 되지 않을 경우 파업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나타내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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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걱정스러운 기사를 접하고보니...
참으로 오래전 내가 결혼도 하기전의 일이 문득 생각이 난다.
나는 그 해...
여기저기 되지도 않는 대학원 시험을 쳐 대느라 서울에 올라갈 기회가 잦았다.
그 때도...
4학년 2학기 가을...
대학원 시험이었던가..
아니면..더더욱 되기 힘든 취직 시험인가를 보기 위해서 오빠와 상경하였다..
일본에서 유학중이어서 잠시 집에 다니러왔던 오빠도 김포 공항발 간사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함께 상경하였다.
우리 두 남매는...
서울 일산에 있는 막내 이모네에서 묵기로 하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지하철을 탔으며..
화정역에 도착해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운전사는 이모네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로 아주 아주 신속하게 촌티를 못벗은 우리 두 남매를 실어다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거리가 워낙 짧아서 몇 푼 나오지 않은 차비를 지불한 뒤, 차 뒷편 트렁크에 실은 오빠의 가방을 꺼내기 위하여 트렁크를 열어줄 것을 부탁하였다.
택시 기사는 탐탁치 않은 낯빛으로 우리에게 트렁크를 열어 주었다.
택시 시가 아저씨의 심상치 않은 기운에 대한 원인을 눈치채지 못한 우리 두 남매는 트렁크를 열고 가방을 꺼냈다. 그리고 차의 트렁크를 닫았다.
트렁크를 꺼내는 우리의 어설픈 손놀림을 지켜보던 기사 아저씨는 트렁크가 닫기자마자 쏜살같이 차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는...
"야.. 문 똑바로 못 닫아? 그렇게 세게 트렁크 문을 닫아제끼면 어쩌자는 거야? 니네들.. 뭐야? 똑바로 못 닫아? 말해봐..응, 말해봐! 왜 그렇게 닫았어? 무슨 유감이라도 있는 거야?"
하고 눈을 부라리는 것이었다...
너무도 어이없게 당한 일이라...
따지기도 전에 눈물부터 솟았다.
"아저씨, 저희들은 다만.. 트렁크문이 꼭 닫기도록 그렇게 닫았을 뿐이에요.. 만약.. 저희가 너무 세게 닫았다만.. 죄송해요.. 하지만 아무런 의도도 없었어요.. 고의가 아니에요.. 정말 믿어주세요."
눈물로 사정했지만 택시 운전사는 믿으려 들지 않았다.
그로부터 아주 오랫동안 우리 두 남매에게 욕설을 퍼붓고 삿대질을 하다가 돌아갔다...
막내 이모는..아마도 택시 기사에게 팁을 주지 않아서일것이라고 추측했다. 일산은 주행거리가 워낙 짧아서 택시 기사들이 나오는 금액만 받아서는 운영이 불가능하므로, 팁을 주는 것이 당연한데.. 우리가 시골에서 와서 그 실정을 몰라서 아마 그 기사가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나의 친정은 시외 버스가 몇 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시골 마을이다.
오랜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우리 가족은 처음에는 다소 적응이 어려웠자만, 이제 택시 기사들이 요금이 나오는대로 받기를 무시하고, 자기들이 정한 액수를 타기 전에 손님과 흥정하는 것에 이제 익숙해졌다.
만약 그 때의 사건이 막내 이모의 추측과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그 택시 기사도 우리 두 남매에게 자기네들이 받고 있는 팁의 액수를 알려주고 양해를 구했더라면... 우리 두남매는 그의 제안에 응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타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먹고 산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프로라면.. 타인에 앞서, 자신을 위해서 보다 질이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힘써야 한다. 그러면 그 서비스에 대한 요금이 다소 오르더라도 소비자는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