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을 가지고온 그 사람과 정말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결혼한 지 만 육년이 되었으니까..
정말 오랜만이군요.
아직도 가슴이 떨리고 초초해 져서 앉으란 얘기도 못하고 그냥 어색하게 서서는 삼십분도 넘게 얘기를 했더랍니다.
각시가 될 여자얘기....
몰디브로 간다는 신혼여행얘기...
너무 아련한 그 사람의 가족들 얘기와
앞으로 살 신혼집 얘기...
만육년이 금새 사라지고 바로 어제만나고 오늘 다시 만난것 같이..
그래요. 아마도 그도 그리고 나도...너무나 많이 서로를 알고 있기 때문이었겠지요.
그의 결혼얘기는 지인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터라 그가 내 결혼식때 그랬던 것처럼 백지에 수표 한 장 곱게 싸서 '결혼 축하해요.'라고 쓴 편지와 함께 넣은 봉투를 미리 만들어 뒀더랬습니다.
이제서 알았습니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내 결혼식을 지켜봤을지...
그사람이 가고나서 한참동안 가슴이 콕콕 쑤시고 한숨이 자꾸 나와서
일을 접고 조퇴를 해버렸습니다.
이제 앞으로 그가 그랬던것처럼 난 그의 아내의 임신소식을 들을지도 모르고 그사람의 아이를 보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그가 아무렇지 않을꺼라고 생각했고 그도 그런 것처럼 보였는데..
갑자기 난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난 결혼후 그와 한 직장에 계속 다니면서도 별로 신경쓰이지 았았습니다. 아직 그가 거기 계속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지금은 자신이없어지고 힘도 빠집니다.
토요일 오후가 결혼식이랬는데...
바다를 보러가면 기분이 좀 풀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