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힘듭니다.
지난 겨울부터 고등어 조림을 먹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건 생각일뿐, 간신히 전기밥솥에 밥이나 할 줄 아는 제가 고등어 조림이라니, 그건 그림의 떡일뿐 저같은 초보주부는 감히 흉내낼 수도 없는 고난이도의 요리였죠.
그래서 고등어 조림은 마음에만 품고 해먹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오늘이예요. 큰 맘 먹고 퇴근길에 고등어 한 손을 샀어요. 당연히 할 줄 모르지만 2000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인터넷이란 좋~은 요리책이 있잖아요. 그래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죠. 우선 요리 관련 카페에 들어가서 "고등어 조림"을 치고 검색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어인일입니까...아무리 뒤져도 "고등어 조림"이 나오질 않는거예요. 여기저기 주부사이트를 다 뒤졌지만 어디에도 "고등어 조림"은 없었답니다. 아, 고등어 조림. "고등어 조림"을 찾아 1시간 동안이나 헤매였건만... 주부에겐 너무나 쉬운 고등어 조림이기에 '설마 누가 할 줄 모르랴, 사이트에 올리는 것조차 부끄럽다,' 싶어 아무도 올려놓지 않았나봐요. 엄마가 해 주시던 간장 맛이 달콤한 고등어 조림... 엄마께 전화해 여쭤보고 싶지만 엄만 매일같이 해대는 제 전화 요리 상담에 이젠 지치셨을 것 같아서... 퇴근길에 사온 고등어는 영문도 모른채 아직도 냉동실에 멀뚱히 들어가 있답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