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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20편-선물


BY shinjak 2002-05-13

상우엄마
아들이 둘
큰 아들 대우는
천하에 말썽꾸러기
엉덩이를 가만히
한 곳에 두지못하는
집중력이 결여된 아이
모르는 선생이 없을 정도로
공부시간에도 학교를 뺑뺑
돌아다니는 유명인사인 대우.

대우어머니의 속이
썩을대로 썩었다.

상담실 봉사자로
아들 교육을 위해서
헌신하였다.

내가 상담 담당자로
일하면서 자주 만나던 엄마였다.

무슨 인연으로
동생 상우가
올해 우리 반이 되었다.

상우는 형으로 인해서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없다.
매사에 의욕이 없다.
착실할 뿐,
한글도 깨우치지 못하고
그림도 그리지 못한다.

큰 아들에게 신경쓰다보니
작은 아들은 그냥 희생물로 자랐다.

지난 드림랜드 소풍 때는
검정 모자를 패션감각이
뛰어나게 뜨개질하여 선물로 받았다.
선그라스에 그 검정 모자를 쓰고
여배우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에바가드너같다나.

장미동산 현장 학습때는
경상도 영동산골짜기 외갓댁에
주문한 산나물 드릅, 부추
산머위, 쑥국, 쑥개떡으로
곱게 다져 만든 양념장과 쌈장으로
정성을 다해 우리 1학년 선생님들의
입을 황홀케하더니,

내일 모레 스승의 날을 위해
선물로 한달을 떴다는 핸드백
핸드백을 넣는 케이스까지
손수 만들어 예쁘게 포장한
존경표 선물 나는 감동한다.
와~~~고귀한 선물.

존경의 표시로 정성을 다 한 선물
이런 선물을 받을 만한 선생인가
내가 황송하다.

핸드백을 들고 거울앞에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아무리 봐도 너무 마음에 드는
색깔이며 디자인 이것이 잔잔한 행복.
보람을 느낀다.

20년전 상엽이가 생각난다.
내성적이고 엄마는 작은 식당일을
하느라 돌봄도 못받은 아이
아버지는 집에서 낮잠이나 자면서 소일.

상엽이에게 용기가 필요하다.
무조건 일기를 잘 쓴다고 칭찬을 했다.
그것을 계기로 공부에 취미를 붙였다.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간 어느 스승의 날
아버지와 찾아왔다.1학년이었던 작은 꼬마
상엽이가 6학년이 되어 의젓한 모습으로

색종이로 꽃을 만들고 스타킹 한컬레를
신문지에 쌓아서 들고 신발을 벗고 교실에
들어서는 아버지의 양말이 구멍이 났었다.
큰절을 하는 상엽이 잊지않고 고마워하는
상엽이 아버지의 고마움을 감추지못하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눈.

늘 자기에게 용기를 주었던 선생님 이야기를 한단다.
부끄럽다. 잊지못할만큼 사랑도 주지못한 나를
몸둘바를 모르게 하였지.

지금은 30 살쯤 되는 청년이 되었겠다.
상엽아, 잘 살아다오.용기를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