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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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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온 자식 사랑


BY 다정 2002-05-13

"야야, 된장 있냐?,간장은?"
엊저녁 늦게 걸려온 시골 시어머님 전화
올해 새로 뛴 간장,된장이 너무 맛있단 말씀과 함께
어머님은 항상 보내주시기만 하신다.
여든이 훨씬 넘으신 가운데에서도
그저 자식들 입에 맞게끔 철에 따라
무말랭이 무침,깻잎 장아찌,맛만 볼 줄아는 이 며느리는
감사할 따름이다.

당신이 그나마 살아 손 움직일수 있으니깐 보낸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신다
자식은 많아도 다들 제앞가림 하기에도 모자라
재산 싸움이 끊이질 않는 자식들
이젠 기력도 다 쇠진하신 두 부모님 마음하나 편하게 해드리는
자식이 없으니,,,,,,

남편의 힘겨움이 못내 안쓰러워 형제들을 바로 보지 않는
이 며느리가 무에 그리 안쓰러우신지
어머님은 그저 고맙다고만 하신다.
철이 없을땐 그 말씀 조차도 속이 상했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픈 손가락이 있을거란 억지로서
마음을 닫아버리고만 싶었다.

가지 많은 나무처럼 편할 날이 없으신 부모님이
이젠 가슴 아프다.
시부모님도 내 부모임을 이제사 느끼며 사는
이 어리석은 며느리를 어머님은 언제까지 챙겨주실수 있으실지...

택배 상자에 어머님이 크게 불러 주셨을 것 같은 주소가
희뿌연이 보인다
노랗게 맛이 든 된장도,
과죽 무침도,
참외까지,,,,

어머님 오래 오래 사세요!!
시어머님이 아닌 엄마처럼 갑자기 어머님이 많이 보고 싶네요
이 저녁 된장찌개를 끓이면서
첫인사 드렸던 그 때를 생각합니다.
어느새 이렇게 세월이 흘러
노랗게 익어가는 된장의 그 맛처럼 한 식구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