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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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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타령


BY 에반 2002-05-09


미류나무끝 흔들리는 바람에도
꺽꺽대며 울고

길가에 굴러가는 돌맹이에도
배를 잡고 깔깔거리던

그런 시절이 누구에게나 있었을테고

그리고.
그런 시절들이 누구에게나 추억이 되어 있을테고.

별스럽게 살아온 시절들은 없지만
또 하루에 몇번씩 떠올릴만한
그런 일들도 없지만

아침이면
걸레질하고
빨래하고
둘째아이 보살피면서
나는
가끔씩
첫사랑의 알콩한 추억하나가
그 속으로 들어온다.

사람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남포동 극장가에서
어설픈 관계의 두남녀가
그냥 영화를 보러 나왔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떠밀리고 멀어졌다
다시 찾다가를 반복하는데

그 남자가 덥석 손을 잡더니
사람들 속을 씩씩하게 헤집고 나와
극장앞에서
" 손잡으면 이렇게 편한걸...."
한마디 던지고 씩 웃는데.

그때서야
이 어설픈 관계의 남녀는
연인이 되었음을 선포하면서
영화내내 손을 잡고 본...

그 알콩한 기억하나.
캬....
멋지게 내 손을 확 끌어잡던
그 남자의 두텁한 손..

한때 사랑했던 그 첫사랑..
우히히..
말하고 나니까
못내 쑥쓰러운
젊은날의 추억들을
되새김질하는 서른이 훌쩍넘은 ..

엥???
에세이방에
선배님들이 보면
마음속으로 꿀밤한대 때릴것같어여..

젊디 젊은것이 어디서 나이타령이냐고..ㅎㅎㅎ
그래도 추억타령은 괜찮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