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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6

유난히 심한 봄앓이를 하면서...


BY mysymba 2001-04-17

해마다 봄을 심하게 탔더랬다.

아이를 낳기전엔
몸이 약해서 그랬던것 같다.
증상은
입맛이 없고
나른하고
노곤하고
기운없고
자꾸자고 싶고
....

아이를 낳고
팔뚝이 쪼매 굵어지기 시작하면서
더 욱 더
유 난 히
봄을 심하게 타고 있다.
증상은
밥맛이 너무 땡기고
싱숭생숭하여 잠이 안오고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보면서도 찔찔 짤아대고
정신적으로 아주 시달리는
그런 봄을 타는 것으로
증상이 180도 변해버렸다.

후유증은 다음과 같다.
뱃살이 바닥에 흘러내린다는 남편의 핀잔..
정신적 공허함을 메꾸기 위한 절제없는 통화로 인한
억대(?) 전화요금...
하염없이 먼산만 바라보는 엄마땜에
거의 방치당하는 두 불쌍한 어린것들...
언제 기어나갔는지 알 수 없는 둘째가
현관에서 내 신발 바닥을 빨고 있는걸 보고
후다닥
정신을 수습한다.

19층!!
베란다 창살이 감옥 창살같다.

따뜻해지면서 큰 아이의 창문밖 세상에 대한
욕구는 하늘을 찌를듯하고
느적대는 엄마를 참다 못해
급 기 야
이 쪼맨한 짜슥이
지 자동차를 들고 던져버리는 횡패까지 부린다.

알았다. 알았어, 짜슥아

엄마 눈꼽 좀 떼고
옷 좀 갈아입고
봄 볕엔 며느리 내보낸다는데 분칠 좀 하고
딸래미 기저귀 갈아서 옷 입히고, 양말신기고
아들래미 옷 입히고 모자 씌우고
두 녀석들 우유랑 쥬스 준비하고
텔레비젼 끄고
창문들 다 닫고
폭탄 맞은 집 대충 발로 밀어 정리 좀 하고
아들 신발 신기고
공주 유모차 앉히고
아 차차차!
나가는 김에 쓰레기 들고 나가야지.
쓰레기 봉투 묶어서 들고
음식 쓰레기 옮겨 담고..

알았다 알았다. 나간다. 소리 좀 지르지마라.

아들 손 잡고
공주 유모차 밀고
쓰레기 두 봉지 유모차 양쪽에 걸고
문잠그고

꺄아악~~~~
탈출이다.
봄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