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산불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코알라 살처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1

카네이션에 담긴 눈물.....


BY rosekim2 2002-05-08

오래전 힘겨운 일이 나에게 다가와 함께 벌어보겠다고 발버둥치던.. 시절.... 가스를 많이 마셨는지... 오랜 기침에 늘 괴로워 했다..
늘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지만.. 나이를 먹어가니... 보통 걱정되는일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오늘 병원 예약이 되었으니.. 아침일찍부터 부산하다.. 호흡기 내과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가벼운 발걸음으로.. 7호선 전철을 탔다.. 엊그제 강원도 산골에 가서 뜯어 온 산나물을 서너 죽 담아들고.... 엄마가 계시던 개봉동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는 순간... 배가 남산만하게 불러온 새댁 발 앞에 자그마한 카네이션 꽃바구니가 눈에 들어왔다.. 핑도는 눈물... 아니 봇물처럼 터지는 눈물을 참을수 없어 많은 사람앞에.. 울고 말았다.. 새댁이 쳐다 본다 무슨말을 해주어야 하는데... 어디가느냐고 물었다.. 시댁에 간다고 한다...
친정엄마한테는 안가구요.... 어제 다녀왔댄다...친정 엄마 살아생전 잘하라고 내심 일러 주었다.. 나도 두달전에 엄마가 세상 떠나시고.. 갈곳이 없는 오늘 이렇게 카네이션 꽃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하니 새댁도 눈시울을 붉힌다.. 나이먹은 아줌마의 눈물을 보니 안되었나 보다... 광명역에 내려.. 오빠가 계신 가게에 다다랐다..
유리창 안으로 들여다 보이는 눈을 감고 있는 오빠를 보니.. 눈물이 울컥 쏟아진다.. 입이 씰룩... 문을 열고 오빠 하고... 사가지고 간 작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내려놓고는 오빠를 부등켜 안고 한없이 울었다.. 오빠는 나를 꼭 안아주며.. 울지말라고 위로해 주신다..
오빠 내가 두달동안 왜 안왔는지 알아..? 엄마가 계시던 그 방에 들어갈 자신이 없어서 안왔다구요.. 오빠가 웃는다...
엄마는 우리 가슴에 계시잖아.. 울다가 웃으며 오빠랑 얼굴을 마주한다.... 함께 점심을 먹고 퇴근시간 전에 전철을 탔다.. 큰언니랑.. 전화를 했다... 언니는 나보고 아이구 예쁜 내동생 한다...
언니 오빠는 내가 어릴적 아버지가 해야할 가장의 역할을 다했잖아요..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일들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 오빠가 오늘따라 엄마처럼 느껴지는 정은 무었일까...
하루종일 전철을 오가며... 엄마생각에 뿌리는 눈물...
집에 다다르니 동생이 일하러 다녀오다 차안에서 엉엉대고 운다..
언니 우리 엄마 어디갔어.. 하구 말이다...
나도 울고 있는데.. 그런 동생을 위로하다 함께 울어댄다...
엄마 없는 설움이.. 이렇게 나이를 먹어도... 슬프니...
어찌 남은 세월을 감당하며 살아갈까나..
현주야.. 나는 고무풍선에 마음의 카네이션 담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이제 울지 말자... 남은 형제 사랑하며 살자구나...
저멀리 들려오는 동생의 목소리.. 언니 이제 안 울께....
하늘에 계신 엄마는 오늘도 우리를 내려다 보고 계실텐데...
여든 여덟해를 살아오시면서.. 한번도.. 눈물 보이지 않으셨던...
엄마가 지난해 병원에 허리를 다쳐 입원했을때...
혼자된 막내가 불쌍하다며.. 내게 눈물을 보이셨는데...
아.... 오늘같은 날... 병원에 누워만 계실 엄마가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거리마다 들고가는 아들딸들의 카네이션을 바라보며...
몇마일에 눈물을 뿌렸는지 모른다..... 내일이면.. 멎겠지.. 이 눈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