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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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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청바지


BY 이혜숙 2000-08-29

이번 여름엔 드디어 청바지의 허리끈을 뜯어냈다.
나에게는 10년이 넘는 리바이스 청바지가 하나 있다. 이제 남은 메이커 청바지라곤 그것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것을 버리느냐, 그냥 입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마침내 입기로 했다.
8년전 첫 아이를 낳고 나니 역시 골반과 다리가 문제였다. 과감하게 길이를 잘라 반바지를 만들어 입었다. 그런대로 보기 좋아 내심 흐뭇해 했었다. 그러다 둘째 아이를 가졌다. 문제는 이 아이가 문제였다. 뱃 속에서 뭐가 그리 먹고 싶은 것이 많은지 엄마는 무작정 먹었다. 결과는 18킬로그램이나 불었다. 그래도 처녀적에 워낙 마른 체구였기에 빠지려니 하고 그저 아이들과 열심히만 놀았다. 이제 살도 빠질때도 되었건만 빠질때는 안빠지고 안빠져야 할 곳만 빠지는 엄청난 사고가 난 것이다. 어느덧 큰 아이가 8살 작은 아이가 6살이라서 쓸데없이 나갈 일은 많아지는데 늘어진 배는 밥만 먹으면 출렁이고 어쩌다 집에서 넉 놓고 앉아 있는데 남편이 다가와
" 이게 뭐야? "
하기라도 하면 왜 그리 억울한지....
그래도 늘어진 배는 아줌마의 특권이 아니가, 부끄러워 하지 않기고 했다. 숨도 맘껏 쉬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한 해만 입기로 하고 그 메이커 청바지의 허리단 뜯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