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인가, 15일인가가 부활절이었나 봅니다.
뉴스에서 얼핏 들었던거 같았지만 워낙 그런쪽엔 관심이 없다보니
대충 흘려 들었습니다.
아! 일요일이었나봅니다.
여느때처럼 아침 신문을 주우러 현관앞으로 갔는데 신문이
없었거든요.
일요일이라 신문이 없구나..하고 돌아서려는데 뭐가 보였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 주웠더니 '축부활 xx교회'라는 종이가 붙어있고
포장지에 쌓여진 달걀이었습니다.
일단, 신랑이 삶은 달걀을 좋아하니 주면 되겠군!하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그다음은 신랑 불교신잔데 괜찮은가? 그러면 나는 또 어떻구 교회 안다니는데 이런거 먹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저 어릴적에는..아마 초등학교 다닐적에?
부활절은 공짜 달걀 먹으러 교회에 1일 신자가 되서 가는 날이었죠.
집에서 먹고 싶다 그러면 얼마든지 먹을수 있는 걸 왜 그렇게
까지 하면서 먹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재밌었나 봅니다. 염치라는걸 알고부터는 안그랬지만..
하지만 지금은 차라리 그때 그런 기분이 그리워집니다.
나이들면서 성격이 모가 나는지,아님 TV에서 각종 종교단체의 부정부패.비리를 허구헌날 밝히면서 냉소적으로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새로 지은 우리 아파트 전체 8동 밖에 안되는 조그맣고 외진 곳에 전방 100M내에 교회가 5개나 된다고 엎어지면 코닿을데서 서로 경쟁하냐며 보기싫다 그러고,으리으리한 절에서 대신 기도해준다고 돈 요구하는 아줌마(?)보면 또 돈내는 아줌마들을 보면 아주 심각하게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에 귀속된 저들의 행태는 대체 무엇인가..
너무너무 심각하게 머리에 쥐가 나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앞으로 살아가면서 전 고민해야 할것이 너무 많습니다. 앞으로 애기 생기면 교육문제부터 해서,당장 시댁과 어떻하면 잘 지낼것인가,어떻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을까도 고민해야 하고...
초등학교 시절 재미로 달걀 한개 얻어먹자고 교회가던 그 단순함이
그립습니다. 고2, 고3때 한편의 영화를 보며 행복해하던 그 시절들이 그리워집니다.
신랑은 시어머니께서 독실한 불교신자이시고,자기도 가끔 절에 가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부활절 달걀을 먹었습니다.
참 대범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침부터 부활절이니 교회나오라고 깨우지 않고 달걀만
넣어주고 간 그분이 참 친절한거라고 신랑에게 말해줬습니다.
주부된지 한달도 안됐지만 세상만사 등돌리고 내가족만 잘먹고 잘사는것에 급급해 하는 내모습이 실망스럽지만...
그렇지만 죽을때까지 이렇게 살진 않을겁니다.
어느정도 생활이 안정되면 저도 예전의 모습을 찾아 세상을 여유롭게 두루 둘러보며 살겁니다.
부활절 달걀 하나에 이런 온갖 생각을 하다니 아직은 '나혼자 잘먹고잘살아 보세~하는 자세가 안됐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