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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꽃이 졌다는 편지 ” : : : : 詩 : 장 석 남 : : : : : 1 : : 이 세상에 :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 자리엔 : 야윈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 : :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 그러니까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 : : 내 마음속에서 : 진 꽃자리엔 :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 : : 다만 : 흘러가는 구름이 보이고 :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 달이 뜨면 : 누군가 아이를 갖겠구나 혼자 그렇게 : 생각할 뿐이라고 : 그대로 써야 할까 : : : : 2 : : 꽃 진 자리에 나는 : 한 꽃 진 사람을 보내어 : 내게 편지를 쓰게 하네 : : : 다만 :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 :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 그 바람에 : 뺨을 기대보기도 한다고 :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 : 오래도록 앉아서 : 꽃 진 자리마다 : 애기들 눈동자를 읽듯 : 읽어내고 있네 : : : : : 장석남 詩集 : 『 젖은 눈 』중에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