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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졌다는 편지


BY shinjak 200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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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 졌다는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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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 : 장 석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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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        살구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        복숭아꽃이 피었다가 졌다고 쓰고
:        꽃이 만들던 그 섭섭한 그늘 자리엔
:        야윈 햇살이 들다가 만다고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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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진 자리마다엔 또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        살구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        복숭아가 달렸다고 써야 할까
:        그러니까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        희망적으로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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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속에서
:        진 꽃자리엔
:        무엇이 있다고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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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        흘러가는 구름이 보이고
: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        달이 뜨면
:        누군가 아이를 갖겠구나 혼자 그렇게
:        생각할 뿐이라고
:        그대로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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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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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진 자리에 나는
:        한 꽃 진 사람을 보내어
:        내게 편지를 쓰게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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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        흘러가는 구름이 잘 보이고
:        잎을 흔드는 바람이 가끔 오고
:        그 바람에
:        뺨을 기대보기도 한다고
:        나는 오지도 않는 그 편지를
:        오래도록 앉아서
:        꽃 진 자리마다
:        애기들 눈동자를 읽듯
:        읽어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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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남 詩集
:       『 젖은 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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