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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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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엄마의 눈물


BY bmkks105 2002-05-07

몇일전부터 춥고 열나고 하루종일 누워서 끙끙 앓고 있었다.
감기에 걸려 꼼짝 못하기를 이틀 그래도 무심한 신랑은 밥 안주냐고
청소좀 하라고 난리다. 난 더욱 심통이 나서 약도 먹지않고 버티
려다 저녁 일곱시가 (참고로 우린저녁을 여섯시에 먹는다)지나도
딸아이 저녁을 챙기지도 않는 신랑을 보고나서 빈속에 두통약을 털
어넣고 저녁을 차렸다.

신랑은 새벽에 밥먹여 출근 시키고 딸아이 어린이집에 갈때까지 한숨
자고 시간이 되어서 딸아이의 밥을 먹여주고 있었는데 혼자 병원에
가려니 눈물이 날것 같았다.

"보라야! 너 아프면 병원에 엄마가 데려가지?" " 네-"

"엄마가 아프면 누가 병원에 데려가지?" " 아빠!"

"아빤 회사에 가셨잖아" " 내가 얼른올께"

"엄마 많이 아파서 병원에 빨리 가야 되는데?" " 어떡하지?"

버스를 타려고 나가서 기다리다 난 그만 울뻔했다.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친구 엄마에게 우리딸이 하는말

"아줌마 있잖아요 우리 엄마가 많이 아프거든요?" " 그래?"

"우리엄마 손잡고 병원에 같이 가 주세요!" " ..... "

41개월된 우리딸 나이는 다섯살이라도 덩치도 작고 키도작고 하지만
마음만은 너무 너무 컸다. 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들
너 다섯살 맞니? 하면서 말하는 바람에 울지만 않았다면 다섯살이
아니라고들 했을것 같다. 하지만 너무 예상하지 못했던말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엄마가 시켰을 거라고들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생각 했는데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러 나갔
다가 버스의 사람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하는말을 들었을때 난 눈물
이 앞을 가려서 아주 크게 행복한 웃음만을 짖고 아이를 꼭 안았다.


그날 버스에서는 이런일이 있었단다. 집 근처에 다가오니까 창밖을

내다보던 우리딸 보라가 "엄마! 아픈데 왜 나왔어?" 하더란다.

버스기사 아저씨도 방문 지도하시는 선생님도 모두들 효녀딸 심청이

같다고 하셔서 행복하고 자랑스런 엄마의 눈물이 만들어졌다.

그날 난 신랑의 무심함도 잊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