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65

잼있는 얘기 -(68) 홀아비의 통곡


BY 느티나무 2002-05-01

토니는 부인이 죽자 달랠 길 없이 비통해했다. 장례식에서는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질 지경이었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는 하도
흐느끼는 통에 온몸이 요동했다.

친구 한 사람이 토니를 달랬다.
"여보게 토니, 그렇게까지 슬퍼해야 할 것 없잖아? 지금 당장에는
괴로울테지만 6개월이 지나면 또 예쁜 아가씨와 만나서 거뜬히 결혼
을 다시 하게 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토니는 이 친구를 보고 노발대발하면서 소리 질렀다.
"아니, 6개월이라구! 당장 오늘밤엔 어떡하라구?"

*****************************************************************

When Tony's wife passed away, he was almost inconsolable. At the
cemetery he almost collapsed with grief; in the carriage riding
back to New York his whole frame shook with wild sobs.

"Now, now, Tony," soothed his friend, "it really is not so bad.
I know it is tough now, but in six months maybe you find another
beautiful girl and first thing you know you get married again."

Tony turned to him in a rage.
"Six months!" he shouted. "What I gonna do tonight?"

-----------------------------------------------------------------

[횡설 수설]

지금 '에세이 쓰는 방'은 어느 참을성 없는 홀아비로 인해 아줌마님들
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나도 그 방에 갔다가 잘못하면 몰매
맞을까봐 숨죽이고 있다가 빨리 여장을 하고 여기 '콩트 쓰는 방'으로
도망쳐 나왔다. "소나기는 피해서 가랬다"고 이런 살벌한 시국에는
빨리 피하는 게 좋다. 느티나무 아컴방에 알짱거리는 거 눈엣 가시
로 여기는 님들 많은데 이 판국에 잘못 걸리면 최하가 "남성기능 상실
'이던가 최고로 같이 사는 사람 과부 만들기 싶상이다. 하나는 생과부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말 과부 만드는 것이다.(ㅎㅎㅎ)


아내 잃은 남편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재혼을 하는 이유는 나도 잘 모
르겠다. 에세이 쓰는 방의 아컴님들이 댓글을 단 것을 들여다 보니
"신체구조적이 차이로 인해서 그렇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다.
정말 그런가? 앞으로 연구과제로 삼아야겠다.(ㅋㅋㅋ) 좀 뭐한 얘기
지만 남성은 돌출되어서 소변을 잘 참고, 여성은 그 반대라는 얘기는
는 들은 것 같다. 그리고 여자가 걸을 때 히프가 잘 돌아가는 이유는
가운데 추가 없어서 중심이 잡히지 않아서 그렇다는 야그도 들은 기
억이 있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정말 그런가요?ㅋㄷㅋㄷ)

옛날부터 남자들은 여자들을 꽉 잡아놓고 저희들은 별짓거리 다 하고
살았다. 여자들한테는 한 남편만 섬기라고 '일부종사(一夫從事)'니
뭐니 하면서 버젓이 작은 마누라 집안에 들여놓고 데리고 살았다. 그
러니 마누라 죽었는데 눈치보고 오래 기다리는 것이 이상하지. 그래서
"마누라 죽으면 화장실 가서 웃는다."는 말이 생겨난 것 같다. 그런데
여자에 관한 얘기는 없는 것을 봐서 여자들은 남편 죽어도 그렇게
빨리 개가는 하지 않았나 보다.

지금도 어느 마을에 가면 열녀문이니 열녀비니 하는 것들이 있는데
남편 죽고 층층시하 시댁 어른들 밑에서 살려니 그 얼마나 죽을 맛
이었겠는가. 정말 유교적인 관습에 묶여서 옴싹달싹 못하게 만들어
놨으니 꼼짝 못하고 시집 귀신된 것이지. 그들의 잘못된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서 열녀라는 희생양을 무수히 만들어 댔다. 열녀들의
희생된 인생은 어디서 누구에게 보상받는가??

그런데 그 당시에도 드러내 놓고는 다시 시집을 가지는 못했어도 몰래
남정네들을 만나기도 하고 했던 것 같다. 사실 젊어서 혼자 된 과부들
은 외롭기도 하겠지만 남자넘들이 얼마나 눈독을 들였을 것인가. 그래
서 생긴 것이 바로 '보쌈'이라는 잼있는 풍습이다. 보쌈이라고 해서
돼지고기 보쌈이 아니다. 밤에 자루를 가지고 가서 과부를 싸가지고
둘러메고 오는 것이다. "핑계김에 애 밴다"고 과부는 누가 도둑질 해
갔으니 독수공방 신세 면하고 바로 신랑이 생기는 것이다.

얘기가 조금 빗나갔는데 옆에 있는 사람들이야 죽은 사람과의 옛정을
생각해서 너무 일찍 재혼을 하면 화도 나고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지상정이겠지. 그러나 옛날같이 억지로 열녀나 열부가 될 필요없이
산 사람을 기준으로 한번 생각해볼 만도 하다. 특히 남자의 경우는
혼자 사는 것이 힘들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부인이 집안 살림을
다 하기 때문에 남자들은 부인 죽으면 당장 밥도 굶을 판이다. 현실적
이고 합리적으로 사는 것도 지혜로운 것이 아닌가. 살다가도 서로
뜻이 맞지 않으면 돌아서버리면서 사별한 경우에 재혼하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것까지야 없지 않은가.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를 써서 읽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했
던 도종환 시인도 재혼을 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가 있
나?" 하고 실망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
는다. 살아서 정말 아내를 사랑하는 것 하고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재혼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 끝까지 혼자 사는 것은 영화
나 소설 속의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이산 가족 만나는 장면을 보면 가끔 재혼한 남편이나 아내가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 긴긴 세월을 죽었는지 살았는지 몰라서
재혼을 했는데 살아서 만나면 얼마나 미안하고 속상하겠는가. 그러나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달라서 자기의 배우자와 사별하고 재혼하는 사람
도 있는 반면에 못잊어서 끝까지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이 있다. 얼마전
에 TV에 나오던데 어떤 남자는 죽은 부인의 묘소밑에 토굴을 만들어
놓고 매일 문안을 하고 가끔 잠도 자고 그러더라. 이와 반대로 죽은
남편을 못잊어 끝까지 수절하고 사는 아내들도 많을 것이다.

북한에서 남하해서 부산에서 의사생활을 하면서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무료진료해줘서 '한국이 슈바이쳐'라고 불리웠던 장기려 박사님은
북에 두고 온 아내를 못잊어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언젠가는 만날 수 있고 또 통일이 되리라고 믿었는지 모르지만 현실
적으로는 얼마나 불편하고 또 내조자가 필요했겠는가.

나는 위의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감히 말을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은 다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제 각각의 인생을
살기 때문에 옛날처럼 잘못된 사회적인 관습으로 묶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본다. 젊은 나이에 남편이나 부인을 사별한 사람이 왜 갖은
불편과 고생을 감수하면서 독신으로 살아야 하는가?? 또 누가 그런일
을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내가 잘못되어 아내가 혼자된다면 재혼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언제 하느냐의 문제도 자신이 판단할 문제다. 주위의 다른 사람
이 그것에 대해서 무슨 말할 권리가 있는가.

우리 집에 같이 사는 아줌마는 나에게 "남자가 혼자 살면 측은해 보이
니 자기가 먼저 가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먼저 가고 싶다고 해서
먼저가고 말고 할 수 있나. 저승사자의 명부에 올라야 하는 거지.(ㅎ
ㅎㅎ 앞으로 50년을 더 살 사람이 벌써 이런 글을 쓰려니 영 기분
띰띰하네...)

전국에 아컴님들, 보약 드시고 만수무강하소서. 저승보다야 이승이
좋다고 하니 신랑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영원히 살아야 하지
않겠수?? 나도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가야지.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