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우리 엄만요 나 졸업할때만 목빠지게 기다려요.."
"왜"
"졸업해서 얼른 돈 벌어오면 좋겠대요"
"ㅎㅎ"
그런 사람이 있는듯 하다.
그냥 무작정 무엇이든 주고싶어지는 사람, 무어라도 먹여보내고싶고,
무어라도 들려보내고 싶고,
무슨 애기든지 마주앉아 해주고싶어지는사람...
榮美가 그렇다.
속에서 많은 애기들이 올라오고 있었고, 무슨 애기든지 해주고 싶었는데,,말이 되질 않았다.
다이어트 중이라며 암것도 먹지않는 榮美한테 녹차티백을 우려내 주었다.
쉴새도 없이 종알 종알 애기하는 그녈 보니 그냥 웃음이 인다..
아직 무언가 꿈이 남아있는 젊은흐름을 거너다보는 일..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즐거운일이었다.
2년을 훨씬 넘긴 서울생활이지만 '서울말씨'는 통 적응할 수가 없다며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아이..
榮美가 입만 떼면 과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웃음보를 터트린단다.
"언니,,,언젠가 친구들이 날 보고 묻대요.."
"뭐라구"
"야,,,경상도에선 돼지를 뭐라고 부르니?"
"그래서?"
"뭐라고 부른긴,,바보들아 맹 돼지라고 부르지"
'맹'이란 경상도에서 쓰는 사투리로 '그냥'이란 뜻이다.
"그래서요..걔네들은 돼지가 경상도에선 '맹돼지'인줄 알어
요.."
"ㅎㅎ"
"그리구요, 실습중에 링겔을 쏟았거든요.. 너무 놀래고 당
황해서 간호사실로 막 뛰어가서,, 선생님 선생님 병실에
링겔 '항금' 쏟았어요.."
항금?
푸하하..당연 무슨말인지 아무도 못 알아들었단다.
'항금'이란 많이 전부라는 경상도 사투리이니까..
"한번은 주사 실습을 하고 있었어요. 할머니였거든요..
씩씩하게 할머니 엉뎅이를 벗겨놓고는 줏바늘까지는 꽂았
어요.
그런데, 주사액을 주입할래니, 손이 벌벌 떨리더라
구요.."
"?"
"할머니,,잠시만 기다리세요"
하고는 간호사실로 뛰었죠.
5분쯤, 바늘을 꽂은채 할머니는 그냥 엎드려계셨고, 당연 질책을 받고, 시말서를 올려야했어요..
"ㅍㅎㅎㅎㅎ"
"그리구요.. 일주일쯤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무슨?"
"예식장에서 웨딩마치 쳐주는 일이었어요.."
"그래?"
"근데요,, 1주일만에 짤렸어요.."
"왜?"
"그날따라 기분이 별루 좋질않았어요..학교에서도 안 좋은
일이 있었구요,.웨딩마치를 치는데 너무 빨리 쳐서 신부가
들어오다가 넘어졌어요.."
"ㅍㅎㅎㅎ"
"그날부로 전 잘렸지만요,,나오는데, 신랑이랑 신부랑 제
등을 치면서 이런것두 추억이니 괜찮다고 말해줘서 그나마
좀 덜 미안하대요.."
"...."
榮美는 그런아이이다.
표현이 솔직하고 가식이 없고, 어디에가서도 기죽거나 움츠려들지않는 아이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 그 아일 보거나 떠올려도 기분이 썩 괜찮아지는 그런 아이이다.
시키지않았는데도 2시간쯤 앉아 수다를 늘어놓는 사이 사이,
들고 나는 손님들에게
"어서오세요""안녕히가세요"를 싹?曹構?챙길줄 아는 아이,
졸업해서 하고싶은 것도 많고,
공부도 더 달아 하고싶으면서도 밑으로 두 동생이며 그닥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과 부모님의 맏딸에 대한 기대땜에
학교에서 추천하는 간호장교자리도 마다하고 보수가많은 삼성의료원이나 중앙병원쪽으로 곧바로 취직해야한다며...
투덜투덜거리면서도 얼굴엔 왠지 싫지않은웃음을 머금은 아이.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보다.
공부가 하고싶어 죽겟으면서도,,
너무도 가고싶은 길, 해보고싶은 목표가 뚜렷한 삶의 행로를 눈앞에 두고 있었으면서도
아닌척 능청을 부리며 다른길을 택해가던 그런 시절이 있었나보다..
단지, 그아이만큼 솔직한 면이 없어서 누구앞에서도
'난, 공부가 흥미없어..
'라며 고개를 돌리며 그러면서 밤새 자다깨고,자다깨기를 몇번이나 거듭하며 남몰래 마른눈물을 찍어내고선,
이내 돌아서서 웃던 시절..
"榮美야,, 물론 지금의 가정형편이며 식구들기대도 중요하
지..
하지만,니가 담에 후회하거나 돌아보지않으려면 제 자
신을 위해서 많은 걸 투자해.
해보고싶은 것, 가고싶은
길로 소신껏 가.."
"다들, 그렇게 말씀하시대요.."
"그래,, 이담에 이담에 좀 더 시간이 지나서 나만큼이라도
나이가 들고나면, 아,,,그랬구나 싶은날이 올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