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을 또 한번 읽어볼까 싶어 찾았는데,
보이지 않는군요.
혹 저땜에 삭제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지랄같은 맘때문에 님들의 소중한 댓글에 조용히 맘을 수습하고,
답변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어른을 모시고 사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잇어 시중드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 학교,유치원 보내놓고, 하루종일 맥없이 있으면서,
떠오르는 것은 그 이혼에 대한 생각만 머리속을 뒤흔들어 놓아서...
이제는 조금 안정이 되었어요.
이렇게 시간이 지남, 평화가 되찾아 오기 마련인 것을...
비록 잠시일 지라도..
주민등록을 따로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주소를 따로 한다는 의미라면, 벌써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세대주가 된거죠.
그래도 제가 사는 곳은 시집본가라서 그런지,
용케도 제 사는 곳을 잘도 알고 전화가 와서,
이혼하지 않으면, 부인도 책임이 있다는 카드회사 전화도 받은 적이
있었지요.
단순한 협박인줄 알았는데, 정말로 그렇다고 하더군요.
남편은 아내인 나에게 의논이라든가, 대화라든가, 농담 같은 것도
할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다른 부부들이 이불속에서 나누는 담소를 우리는 모르고 살았습니다.
남편은 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바깥일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나에게 말해서 해결되지도 않을 것을 뭐하러 얘기해서,
걱정을 끼치냐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그 당시는 설득력도 있어 보이고, 뭐 나를 위한다는데 싶어
넘어가지만, 남편동료들의 와이프들에게서 남편의 바깥일을 들을때
자존심이 무척 상합니다.
남편이 말 안하더냐면서 꺼내는 그녀들의 남편이야기에 나는 무척이나
상처를 받습니다.
마치 내가 남편에게서 아내다운 대접, 인간대접을 못받고 잇는듯한
느낌에 사정이 이러하니 제발 얘기해주라 해도 번번히 절 실망시켰습니다.
자기도 타고난 성격이 그러니 쉽게 고쳐지지 않겠죠.
암튼 그런 다툼이 잇을때마다
나는 그의 대한 관심이 없어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따로 떨어져 잇는 남편이 여자가 생겼다고 해도,
별로 화가 날 것 같지 않습니다.
남편은 잘못 살앗습니다.
아무리 내가 능력없는 마누라였어도
나에게 자기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말해야 했습니다.
그럼, 나는 직접적으로 해결해 주지 못할 망정,
해결할 수 잇도록 심적동기를 부여해 주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아내의 할일이니까요.
남편의 일에 관심없는 아내,
그런 아내를 둔 남편이 바깥에서 일을 하면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요.
관심이 없으면 그에 대한 모든 것이 귀찮아집니다.
알아서 한다니까, 혼자 알아서 잘하겠지 하며
그에 대한 신경을 끊어버립니다.
그래서 오늘날 남편은 어찌 됐습니까?
아내의 생각을 무시한 남편은, 자기고집대로 살기만한 남편은
결국 나에게 이혼하자고 말합니다.
또 나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울기까지 하면서요.
남편은 아직도 자기만의 생각이 뭐가 잘 못 돼있는지 모릅니다.
남의 생각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직도 자기의 생각만이 살아나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남편이 하자는대로 다 할 겁니다.
그래서 아내의 생각을 무시한 말로가 결국 어떻게 되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할겁니다.
정말로 이혼을 할지,
이혼해서 그것이 영원한 이혼이 될지,
재결합이 될지는 그의 생각에 달려 있습니다.
이혼을 안했다고 해서 우리에게 잘했던 가장이 아니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이혼을 했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못한 가장이 되지도
않을것입니다. 이제까지보다 더 못할 수 없이 가장노릇을
안하고 살았으니까.
난 남편과 상관없이, 아이들과 나 이렇게 셋만 잘 살면 됩니다.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살아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