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위로는 오빠셋에 언니하나 엄마가 마흔이 넘어 태어난 늦둥
이 막내딸이었습니다.
큰오빠가 그녀와 25년의 나이차가 나니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의 사랑
을 듬뿍 받았음은 물론이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다 보니 그녀는 유
달리 자존심이 강했답니다.
그러나 그런 그녀도 넘을수 없는 벽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여자가 많이 배우면 집안이 망한다고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집에서 조용히 살림이나 배우라는 아버지의 완고한 고집을 꺽을 길은 없었다는 겁니다.
나이가 하나둘 먹어가고 10대 후반이 되었을때 객지로 나갔던 친구들이 돌아오면서 그녀는 그곳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석날 서울에서 공장에 다니며 한껏 멋을 부리고 내려온 동네 친구를 보면서 그녀는 나도 그곳을 떠나리나 마음 먹습니다.
야밤에 몰래 짐보따리 싸서 서울가는 친구따라 올라온길 친구의 자치집에서 같이 지내며 시작한 생활 그건 그녀가 아무리 시골에서 목에 힘주고 다니는 부농의 딸이었어도 서울에선 고작 미싱보조 시다밖에 할수 없는 처지라는것을 눈물로 체험했다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서울생활이 적응하기도 전에 찾아온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다시 시골로 내려 왔고 아버지에 의해 짤게 잘라진 머리 때문에
한동안 바깥출입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소홀한 틈을 타 다시 탈출하게 되었고 1년후 너무나 나 그리운 엄마를 보러 밤중에 몰래 내려왔다가 엄마와 눈물의 해후를 한후 잠이나 자고가라는 당부로 사랑채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깨어보니 어떻게 아셨는지 아버지가 문에 자물쇠를 채워놓아 버렸답니다.
그날 이후로 그녀가 모르는 그녀의 혼담이 일사 철리로 진행되었는데 그러는 동안 그녀는 밖에도 나가지 못한채 넣어주는 밥에 볼일도 넣어준 요강에 보고 그런생활을 혼처가 정해지고 남자가 집으로 맞선을 보러온날까지 이어졌다 합니다.
도망치려는 노예도 아니고 부모님이 어쩜 그렇게도 모지셨는지 그녀의 울부짖음에 밤마다 어머닌 문밖에서 우시고 그런 어머닐 나무라시는 아버지의 노성으로 집안은 공포속에 떨어야 했답니다.
어느날 기진해서 쓰러진 그녀를 올케와 엄마가 부축해 목욕시키고 새 저고리 입히고 해서 윗방에 데려다 놓고 얼마뒤 삐쩍마른 그녀보다 어려보이는 한 남자와 그의 아버지가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을 맥없이 바라보았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맞선 자리 그녀보다 두살이나 어린 열여덜살의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철없는 동생같은 남자
그의 아버지는 아직 어린 아들의 나이와는 달리 백발이 성성 그녀의 후덕한 인상이 맘에 든다고 연신 무릅을 치며 좋아라 하는 모습을 그녀는 그남자에 눈길도 주지 않고 서럽게 울기만 하며 바라보았답니다.
--------------------------------------------------------------
이야기가 좀 이상하지요
저의 엄마 이야기예요
워낙 실력이 없다보니 그때 엄마의 그심정을 다른 님들처럼 가슴에 와닿게 적지는 못하겠습니다.
어려선 그냥 귓전으로 흘려듣던 이야기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남편과 알콩달콩 살다보니 처음부터 불행하게 시작된 엄마 아버지의 인생이 얼마나 넘기 힘든 산이었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사랑없는 부모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을 학대하고 낳아준 부모를 원망했던 제 어린시절의 기억들 그 기억으로 인해서 상처받았을 엄마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용서를 구하고자 이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그리고 아직도 용서가 되지 않는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수 있게 되길 바라는 소망으로 여러분의 격려와 질책을 바라며 이글이 끝날때쯤이면 아버지를 많이 용서할수 있는 마음이 되어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