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가 한결같은 말을 들었다.
내가 이상하다는 거다. 뭐가? 가을동화를 안 보니까...
친구들은 가을동화를 보면서 너무나 슬픈 사랑에 눈물, 콧물까지 흘리는데 난 "그거 너무 청승이야. 완전히 신파더군만.."
이 말 한마디에 난 돌 맞을 뻔 했다.
친구들이 그러더군. " 너 여자 맞냐?"
가을동화가 인기는 확실히 많은 것 같다. 여기저기서 가을동화 이야기로 시끌벌적하다. 근데 난 그걸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원래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싫어하는 데다가 잘 울지도 않아서 그걸 보는건 내게 고역이기 때문에...
내가 언제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울지 않았는지는 기억에 없다. 원래 잘 울지 않았으니...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고등학교 때에 친구들이랑 '마농의 샘'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확실히 감동적이었지. 그래도 눈물은 안 나더군. 약간 고일려고 하다가... 눈 한 번 깜박이니 말라버리던데. 영화가 끝나고 일어서려다가 놀랐다. 같이 간 친구들 4명이 모두 주저않아 엉엉 우는거다. 그때였을거다. 제일 첨으로 친구들에게 돌 맞을 뻔 한 적이...
가장 많이 영화를 같이 본 친구는 내게 말한다.
"너 절대로 남자랑 영화 같이 보지마. 특히 공포영화는."
걔 말로는 영화보다는 내가 더 무섭단다.
아무리 엽기적이고 공포스러운 장면이 나와도 내 반응은 한가지.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윽!" "힉!"
공포영화를 볼 때의 일반적인 여자 반응을 기대하고 간 남자친구로서는 아마 김빠질 거란다. 그러고 무서울거란다. 나의 강철같은 신경에 대해....
사실 나는 영화를 볼 때 엽기적인 장면이 나오면 두 눈을 크게 뜬다. 왜? 얼마나 엽기적인 지 잘 기억해 두려고...
아무리 감동적이더라도 울지 않고 아무리 공포스러워도 절대로 비명지르지 않는 나...
나 스스로는 내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으음~~ 오늘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