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마음은 사정없이 널을 뛰고 있다.
무례한 봄 바람 때문이라면 차라리 좋으련만~
눈부신 저 햇살 때문이라면...
아니,화려한 저 꽃들 때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마는~
한통의 전화에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
올케가 애 아빠의 보증을 섰었는데,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생겼단다.
세상에~
사람이 나서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다 했었거늘.
어찌 이리도 넘어야 할 고지 뿐인지?
갑자기 내 몸안의 모든것 들이 슬그머니 다 빠져 나가버린 기분이다.
아님 바보가 되어 버린걸까?
아무런 할말도 찾지 못한 채,무지한 허기가 몰려온다.
남편의 사업 실패 후
날아드는 체납 고지서,은행대출금 상환 독촉,
설상 가상으로 어머님의 기인 병치레,
둘도 없던 주변인 들의 등돌림.....
새삼,돈을 따라 흐르는 세인들의 비정함을 절감하며
더이상 떨어질 나락이 더 남아 있으랴 버티고 있었는데.
이젠 어두운 터널의 끝자락 쯤 왔나 보다 어설픈 기대를
버리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식목일!!
남들은 꽃놀이다 소풍이다 술렁이고 있는 마당에
혼자 집구석에 엎디어 있자니 칙칙하고 숨이 멕힌다.
아이들 손 잡고 공원엘 갔다.
엄마랑 오랜만의 나들이에 철 없는 아이들은 그저 좋아라 한다.
나도 즐거운 낯빛으로 포장을 하고 상춘객들의 대열에
억지로 끼어본다.
어디 숨어라도 있다가 쏟아져 나온듯
무신 사람들이 이리도 많을꼬.
모두들 하나같이 마알갛고 행복해 보인다.
그 인파속의 일부가 된 아이들이 저만치서
내게 해맑은 손을 흔들어 보인다.
속내를 들킬세라 서둘러 마주 흔들어 답례를 보낸다.
아~~!!!!
텅 소리가 날것 같은 내 머리속에
한가지 말만 멤을 돈다.
으쩔거나~.
참말로 으찌 할꺼나?
아이들이 걸려서 내놓고 직장을 구하기도 그렇구,
어디 알바 자리라도 구해야 할까?
남편이 한참 잘 나갈적에 난 첫애를 가?별?
미련없이 괜찮은 직장을 던져 버렸었다.
그때 그아까운 자리를 왜 그리 패대기 ?었을까.
잘 보존하고 있었음 지금쯤 아마도 꽤 높은 자리까지
승진해서 승승장구 하고 있을지도~
쩝!!!
헛물키면 무엇할꼬.물건너 간것을.
헌데~
지금의 나는 한뼘의 내 자리도 마련 할 수가 없다.
우울하고 또 허허롭다.
남편이 밉다.
우째서 이 지경이 되도록 끌고 왔단 말인가?
미리 귀뜸 한마디만 해주지 않고선.
아니,어찌 생각하면 그도 불쌍해 미치겠다.
혼자서 오죽 맘 고생이 심했을까~
그래도 봄빛 만큼은 공평한지
마냥 신이난 내 아이들의 얼굴 위에도 햇살이 그득하다.
두려워 진다.
손톱만큼 남아 있는 이순간의 이 평화조차 깨어지면 어찌하나?
속수무책 나의 무능함이 정말 싫다.
이럴때 "나. 힘들어!"하고 속내를 털어놀 친구 하나 없다는게
나를 더욱 서글프고 또 서럽게 한다.
아~~!!!
어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