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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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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


BY 나예 2000-10-31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모래 미국으로 출국하신단다.
은행에 가서 조금 환불해가지고 엄마에게 갔다.
쌓아논 짐이 꽤 많다. 그래도 아직 준비를 다하지 못했다고 부선스레 움직이고 계셨다.
" 꼭 미국까지 가야돼 몸도 안좋으시면서"
앉을 자리를 눈으로 살피며 퉁하니 던진 말에 뒤돌아 보시는 엄마의 표정에 날이 스셨다.
"망할 기집애 너만 딸년이냐?'
"뭐 그래서 그래 갔다오셔서 또 앓아 누우실까봐 그런거지"
"뭐니뭐니 해도 여자는 애낳고 산후조리 못받을때가 젤로 서러운 법이여"
하시며 내가 있는지 없는지 무심하게 짐만 챙기시는 어머니

엄마 미국가신다는 말에
"참 대단하신 장모님여 누가 말려"
하던 남편이었다. 그러게 저 엄마를 누가 말려

우리엄마 지금 미국가신다고 서두르는 우리엄마 허얘진 머리 만큼이나 맘이 괴로웁고 슬프다.

부농의 막내딸로 태어나 손이귀한 집안의 12대독자인 아버지에게 스물의 나이로 어른들의 강압에 못이겨 시집오신 어머니
첫딸인 언니를 시작으로 둘째인 나 미국에사는 여동생 또막내여동생 그밑으로 남동생하나 어려서 잃은 딸이 또있고

줄줄이 딸만낳는다고 받았을 그설움 그 설움이 가슴에 개켜 내딸들만은 시집가서 아들낳으라고 십수년을 새벽예불로 기도하신 어머니

딸자식은 여의면 그만이라지만 무슨 짐이 그리많으신지 외할머니의 기도에 힘입어 전부 태어난 외손주들의 재롱도잠시잠깐
년년으로 태어나는 손주들땜에 딸년 산후조리 해주다가 내가 병난다 병나 하시면서도 그냥 좋으시던 엄마

그나마 결혼한지 3년동안 유산만 연거푸4번 동생걱정에 맘편할날 없으셨는데 며칠전간신히 딸을 낳았다 그런데 여동생이 산후조리를 못한다고 (미국은 애낳고도 찬물로 좌욕한다고 한다. 산후조리 개념이 없음)울먹이자 산후조리 해주러 미국가신다고 저러시는 거다.
"여자는 산후조리 못받으면 그게 젤로 서러운겨"
줄줄이 딸낳는다고 산후조리 한번 제대로 받아 보셨을까 그 서러움이 엄마의 서러움임을 왜 모르리

"건강하게나 다녀오세요"
하며 내민 봉투를
"차비 주는겨"
하시며 싫지않으신 얼굴로 챙기신다.
"애미 걱정일랑 말고 너나 아프지마 자식새끼 두고 아파 누우면 그것도 큰 죄인거야"
하신다.아파도 제대로 눕지 못하시고 시집가서도 징징대는 딸년들 뒷바라지에 사위들 잘대게 해달라고 절마다 찾아다니며 드리시는 기도
"그래서 딸년은 애물딴지여"
하시다가도
"넌 아들만 둘이니까 외로울껴 엄마는 딸이 있어야혀 그래야 그맘 이해하고 친구하지"
하시며 나보고 딸을 하나 더 낳으래신다. 엄마는 딸이 있어야 한다고
그맘 자식위하는 그맘 언제나 편해지실까



엄마 어머니 두서없게 써서 죄송합니다. 어머니가 잎에 붙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