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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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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내며.......


BY 장미 2000-10-30


너를 떠나 보내고 돌아온 나는 지금 피를 토하고 싶다.

하지만 뱉어낼수 없어 안으로 삼킬수 밖에 없는 지금 너를 떠나

보낸만큼 괴롭다.

너따위 잊어버리려 태연한척하고 있는 나의 야속함을 잊어주기

를 바란다.

나 너를 보낸후 비로소 어른이 된듯 더 강해진듯 하다.

너를 보내기로 마음먹은거 너무도 잘한듯해 후회 따윈 없다.

하지만 나 너를 보내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무지 번민하고

괴로워했었다.

몇번이고 돼잡은 다짐이지만 결정한 순간 나는 철저하게 가혹했
다.

이 풍진 세상 너 없이 어찌 살아낼까 자신 있는건 아니었지만 너

와 같이 하면 할수록 아픔이 그리 크다면 나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수 있었다.

이제 나는 너 따위 없어도 혼자 살아갈수 있는 성인이 되었다.

너와 같이한 시간동안 우린 참 다정했었고 많이도 싸웠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너를 닦아주던 때가 떠오른다.

나 참 마니도 너를 아꼈던듯 하다.

그토록 사랑했건만 너는 나에게 아픔과 시련만 주고 그렇게도 말

썽을 피워대더만 밤마다 나를 그리도 괴롭히더만......

이제 너를 버리려 하는 나를 가혹하다 마라.

너와 하나되어 살아온지 언 10여년이 넘어것만 너를 보내야만 한

다는 주위의 강요과 너와 이대로 같이하는것은 너와 나한테 너무

도 못할짓이기에 너를 떼어 버리기로 작정해 버렸다.

오늘 너를 보내야만 하는 순간이 왔다.

나는 너를 보내는 아픔을 느끼지 않으려 나의 한쪽을 마비시켰

고 참혹하게 몸무림치며 울부짖는 너의 괴성을 무시해버렸다.

너는 나에게 잊고있었던 임신의 헛구역질을 해대게 만들었고 연

신 차오르는 더러움의 욕지거리를 뿜어내게 만들었다.

너를 떼어내려 쑤셔대던 가혹한 쇠덩어리가 너의 처절한 비명소

리와 같이 나를 더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눈한번 찔끔 감고나니

너는 허무하게 나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없었고 나는 너를 보내야

만 하는 참을수없는 분노를 나오지않는 비명으로 대신했다.

나의 입안에 피가 고이고 니가 빠진 구멍속에는 새로운 것이 파

고들었지만 더이상 후회나 연민따윈 없었다.

그토록 두려워하며 기다렸었는데 그 순간 너 참 빨리도 허무하

게 맥없이 떨어져 나가더구나.

나 그 순간 울 애덜 둘을 낳았을때의 산고가 떠올랐다.

너를 떼어내는 고통이야 아이 낳는 것에 비할바 못돼지만 두려움

만큼은 그에 비길만했다.

너의 참혹한 마지막 모습을 보지않으려 질끈 감은 두눈에 물이

고이고 소리내어 울고 싶었지만 입을 더욱 세게 다물고 있는 나

를 보았다.

너를 짓밟아 보내놓고 이렇게 당당히 미소짓는 이기적인 나의 모

습도 보았다.

혼자남은 너에게 마지막 키스조차 보내지 않는 나를 원망해라.

10여년동안 나의 일부였던것으로 만족하고 그렇게 살다갈수 밖

에 없는 너의 운명을 탓해라.

너를 그 낯선 곳에 버리고 집으로 돌아오며 마지막으로 너의 사

랑스런 이름을 불러보았다.

잘가라.

나의 사랑니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