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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보아야 할 많은 사람들....


BY rosekim2 2002-03-25

우리집 베란다 밑으로 하이얀 목련꽃이 활짝 피어... 내마음을 기쁘게 해줍니다... 얼마전 천국에 가신 엄마가 화사한 봄 꽃이 되어 돌아 오신듯 합니다.. 아침에도 감기가 들어 늦게까지 누워 목련꽃 사이로 보이는 짙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때르릉 울리는 전화 벨 소리에 얼른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여고시절 친구의 목소리 입니다... 엄마 돌아가셔서 연락을 안했다고..
너무 슬퍼 합니다.. 그친구는 남편과 헤어져.. 무척이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씩 생각이 날때 불러서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곤 했는데 엄마 돌아보느라.. 두달을 잊었습니다...
자기가 가난해서 연락을 안했다고 통곡을 하며 울어댔습니다...
아니라고 변명을 해 보지만.. 너무나 마음이 아팠지요...
얘야...그러지 말고 너도 아프고 나도 아프니.. 우리 몸 추스려 점심이나 먹자고 했습니다.. 흔 쾌히 나오겠다는 그 목소리에.. 마음이 정리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고덕동엔.. 길 거리마다 꽃나무가 가득합니다.. 우리가 만날 장소는... 약수터와 공원이 가까이 있는 음식점이었지요.. 둘이 함께 소머리 국밥을 먹었습니다.. 친구는 이가 아파... 김치도 못먹는다고 하기에.. 가위로 잎사귀 김치를 잘게 잘라 친구의 밥위에 얹어 주었지요...씹지 말고 연한 고기랑 꿀떡 삼켜봐... 너의 몸은 네가 사랑해야해.. 영양 생각해서 꿀떡 먹어봐....
여고시절 그친구와 참으로 힘들게 공부할때 우리는 친하게 지냈던 친구랍니다... 오늘은 그시절로 돌아가.. 조금은 안정이 되었는 내가 정을 흠뻑 주었지요.. 친구는 국물하고 고기만 많이 먹었지요...
우리는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씩 빼어 들고 뒷동산으로 올라갔지요..
친구는 풀섶에 앉으라고 하고.. 나는 쑥을 한주먹 두주먹 금방 캐었지요.. 저녁에 가서 믹서에 갈아 옅은 된장 쑥국을 끓여 먹으라고 가방에 넣어 주면서 말했지요.. 너는 참 행복하다 얘... 누가 이렇게 쑥을 캐서 넣어주니 ? 그친구는 금방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우리는 함께 산꼭대기에 올라갔습니다.. 작년에 보아두었던 무릇이라는
파뿌리 같은것을 캐러 갔지요.. 친구와 옛날 이야기 하며.. 한바가지는 캐었어요.. 쑥이 많이 자라면 무릇이랑 쑥이랑 함께 넣어 맛있게 고아... 우리 엄마가 살아생전 다니시던 노인정에 갖다 드리고 싶어서지요... 친구는 내가 캐면 다음어서.. 봉지 가득 넣었지요... 우리는 옛날 추억을 이야기 하며... 함께 집으로 왔어요...
그 친구는 저녁에 성당에 다니시는 홀로된 할머니댁에 가 뵈어야 한대요... 그친구가 돈 안들이고 갈 방법을 모색하다.. 파김치와 배즙을 싸주었어요.. 이것 할머니 갖다 드리라구요. 친구는 고맙다고...
받아들고 전철을 타고 갔지요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 야채 파는 할머니가 추우신것 같아.. 따끈한 국물 한그릇 사서 갖다 드리고
할머니 다 드실때까지 쪼그리고 앉아.. 이야기를 많이 했지요...
할머니도.. 시어머님이 얼마전에 돌아가셨는데.. 마음이 많이 아프시데요... 둘이는 가족을 잃어 버린 마음에 서로를 위로하며....눈시울을 불켰지요.. 이세상을 살아가면서... 착하고 예쁜 마음으로 모두가 살아간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