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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속고 늙어서 속고...


BY 올리비아 2002-03-25

막내딸은 엄청시리 집요하다..

고장난 테잎처럼 했던말 또하고
했던말 또하는데는 정말이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예전의 호떡사건과 치과사건에서 얘기했듯히
한번 녀석에게 신경쓰이는 말을 하게 되면
난 그로인한 심적 고통은 두배로 받아야 한다..ㅡ.ㅡ

일주일에 이틀 컴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녀석은 내가 컴앞에만 앉아 있으면
무조건 아르바이트 하는줄만 알고는..

"엄마 아르바이트하니까 힘들지?"

하며 컴을하고 있는 내 뒤에 와서는
어깨며 목이며 마구 안마를 해준다.

그러다가는 두손으로 내 머리를 쥐어 감싸고는
지압인가 뭔가를 한답시고 내머리를 여기저기 누르는데..
거참..장난아니게 시원하다.ㅎㅎ

"어디서 이런걸 배웠어.."
"웅~ 친구한테..^^"
"그 친구는 어디서 배웠데?"
"할아버지한테 배웠데.."

제법 안마좀 하는 녀석에게 배웠는갑다..
목뒤 지압과 머리를 양 손가락을 힘껏
세워 누르는게 보통 솜씨가 아니다..

손힘도 즈아빠를 닮아서 어찌나 세던지..^^

어느날은 밤늦게 굳나잇 인사하며
즈방에 들어가면서 내가 안자고 혼자서
뭔가를 하고 있으면 두더지마냥
거실로 자꾸 나와서 나를 바라보며..

"빨리 자~ 엄마~"
"걱정말고 얼른 너나 자~"
"엄마 혼자 있으니까 자꾸 불쌍하다.."
"ㅎㅎ얌마..불쌍하긴 뭐가 불쌍해"
"나두 몰라..그냥 불쌍해..헤헤"

참내.. 웃기는 녀석이다..
내가 혼자서 뭔가를 하고 있는게
그렇게 처량스러보이남..자쉭..^^

그러며 갑자기 나를 꼬옥 안아주더니
뽀뽀해주고는 다시 굳나잇 인사를 하며
즈방에 들어가는 막내 딸..

역시나 굳나잇인사도 한번으로 끝난적이 없다.
한 서너번은 기본이요 어떨때는 수도 없다..

"엄마아빠~ 굳나잇 사랑해요~"

이 소리도 어느날은 수도 없이하면
팍~ 짜증이 나서는 첨엔 그래 잘자라..
하다가는 결국은 큰소리로 외친다..

"얌마~ 알았으니까 그만 좀 하고 빨리잠마!!".ㅋㅋ..

그렇게 막내딸이 이쁜짓할땐 엄청 이쁘지만
때로는 얼마나 피곤한지 증말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무슨 실수로 물건을 잃어 버렸다든가
약속을 어기면 따끔하게 혼낸다.
그러면 이 녀석.. 꾸중을 다 듣고는..

"엄마.. 화났어?"
"구래!"
"엄마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햄마!"

그러면 이녀석 또 그렇게 날 따라다니며..
"엄마~~~어떡해~~엄마~ 화났지?"

으이그..지겨버..어찌~ 어찌~ 저렇게 집요할수가..

"구래 알았어~ 이젠 조심해..알았지?"
"웅.."

그렇게 말을해도 마음의 위안이 안되는지 또..
"엄마~ 정말 괜찮아??"
"그렇다니깐.."
"에이~ 아닌것 같은데.."
(우쉬..증말..)

"괜찮다고 했잖아"
"..정말 괜찮지?"
"구래..^-^"
여기서 마지막으로 자비롭게 웃어줘야 된다.
안그러면 계속 또 물어 볼거니까..휴~~

어느날은 과자를 산다기에
천원을 줘서 잔돈을 거슬러오라 했다.
잠시후 과자하나를 사와서는 내게 보여준다..

"잔돈은?"
"웅....어??"

주머니를 여기저기 뒤지더니 갑자기 녀석이 당황한다.
이런...잃어버렸는갑다..

"으이그..조심해야지~"
"어!! 어떡해 엄마!!"

난 순간 녀석이 놀라 커진 두눈을 바라보자..
허걱~ 갑자기.. 내가 더...눈이 커지면서 겁이 덜컥..@@

죠..녀석 또..또..시작하겠군..
내래 돈잃어 버린건 둘째고 또 계속
날 따라다니면서 하소연할텐데..(흐미..미티겠네..)

"엄마.. 돈.. 잃어버려서... 어떡게 해~~"ㅜ.ㅜ
"..뭐..할 수 없지 뭐.."(끙ㅡ.ㅡ)

"엄마~~..화났어?"(←고봐..)
"아니..."(내가미티..)
"엄마~ 돈 없쥐?."
"아니~던 많아.."(쩝..)

참내..쥐가 고양이 생각해주고 있네..

난 애써 태연한척 아무 말없이 왔다리 갔다리..
이 녀석도 그런 내뒤를 졸졸 따라 다니며
아무 말없이 그렇게 함께 왔다리 갔다리..

나 모르는척 내 일을 보고 있는데
이 녀석 뒤에서 내게 또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엄마~.. 화났지?"
"아..니..-.-"
"아닌것 같은데~"
"아니라니깐~"
"정말 괜찮아?"
"웅..괜찮아..^-^;;"

여기서 확실하게 억지로라도 웃어줘야 된다.
안그러면 난 또 저 만득이에게 죙일 고문을 당할거니까..ㅡ.ㅡ

녀석은 나의 웃음을 보고는 안심이 되었던지
이젠 밝은 모습으로 내앞으로 오더니

"엄마..담부터 안 잃어버릴께.."
"구래구래..^^;;"

에휴~~못말리는 저녀석..

그런데 거참.. 아무래도말야..
거..이상하단말이시....@@

잘못은 분명히 조녀석이 했는데..
어찌된일인지..왜 꼭 내가 더 쩔쩔매는거쥐?

어흑~ 아무래도..내가 또 당했음이야..ㅡ.ㅡ

맘 같아서는 따따부따 혼내고 싶었지만..
그럼 또 그 몇배로 또 녀석을 달래야되니...

분명 뭐가 잘못되도 분명히 잘못됐다니깐..

아무래도 저녀석이... 나보다 한수 위인것 가토..ㅡ.ㅡ;
아~ 저녀석도 즈아빠 닮아서 선수입갑다..

에고~ 세상에나..

젊어선 남편에 속고..
늙어선 막내딸에게 속고..

에휴~~내가 증말 몬살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