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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10) 슬픈 꽃다발!


BY 남상순 2002-03-24

살며 생각하며 (10) 슬픈 꽃다발!

슬픈 꽃다발!

택배로 꽃다발을 받았다.
슬픈 꽃다발!

꽃다발을 받으면 흐뭇하고
감격하고, 행복하고,
그저 기분이 좋은 줄만 알았다.

상처를 주고 위로하기 보다는
상처를 입히지 않도록 삼가하는게 낫다.

위로가 아무리 커도
때로 상처를 치료할 수 없을때도 있다.

강건너 가버린 친구를
목놓아 불러도 아련한 추억일 뿐

돌아오는 배가 없거나
돌아올 수 없는 강도 있다.

물풀 여전히 강가에 나부끼고
거기 여전히 세월이 강물따라 흘러도
떠나보낸 친구를 데려다 줄 수 없다.
그리움조차 떠내려 보낸 냉냉한 가슴에
무감각이 마냥 슬픈 저녁!

저녁에 내 집에 도착한
흑장미 58송이 꽃다발!

슬픈 꽃다발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