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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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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BY shinjak 2002-03-24

그니는 35세의 처녀 명문대학 수학과를 나온 재원이다.
딸(6명)부자집의 장녀로 키는 178cm 날씬하고 얼굴은
미소가 가득한 촉촉한 생기가 뚝뚝 떨어지는 눈동자가
더욱 아름다운 아가씨다.피부는 화장기가 없는 투명한
얼굴에는 그늘이라고는 없다.
마음씨는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 것이 흠일 지경이다.
힘든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서는 재치있고 눈치 빠른
행동이 오히려 옆사람들을 미안함을 줄 정도니까.

우리 성당은 빈첸시오라는 회가 있다.
산동네의 결핵환자 180 명의 홀아비들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인데,냄새나고 더럽고 씻지않고 구질구질하게 사는
그들을 가까이조차 하기싫어 꺼리는 단체활동이다.

함께 봉사할 사람이 없어 손이 부족하면서 아쉽게 아쉽게
겨우겨우 해나가는 활동이다. 일 주일에 두 번을 그들을
위한 활동을 한다. 나의 시간을 뒤로 밀어야 되는 단체
활동이라서 가장 성당에서도 소외되고 천시받는 단체인데
어떻게 10 년 전에 나는 이 단체에 가입하여 회장을 두 차
례나 하고 있다.명예도 아니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이제 그만 손을 놓고 싶은데 점점 더 수렁처럼 깊어만 진다.

어느 날, 키가 큰 젊은이가 이런 단체에 가입하겠다고
스스로 걸어 들어 온 것이 이 아녜스다.우리는 마음속으로
응 저 처녀도 머지않아 세 번은 나오고 안 나오겠지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오늘도 산동네 환자들에게 줄 삼계탕 180 마리를 아이들
키만한 두 들솥에 국을 끓여 나눠 주었다.환자들은 결핵으로
허리가 굽고 자세가 비뚤어지고 눈꼽이 끼고 머리는 수세미
같고 균냄새가 지독하게 코를 찌르는 모습으로 다 찌그러진
남비나 검정 비닐봉지를 가지고 와 삼계탕 한 마리씩 탈려고
줄을 서 있다.

아녜스는 헌신적으로 두 팔을 벗어 붙이고 열심히 나눠주고
큰 남비를 씻고 청소를 하고 피로에 지쳐 보인다. 아녜스는
자기를 소개하는 날,
충격적인 고백을 하였다. 그래서 일을 하면 안되는데 궂이
말려도 몸을 아끼지않는다.옆에서 명단을 체크하는 일만으로도
피곤한데.

학원에서 입시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데 밤 11까지 일이
끝나기가 어렵단다. 너무 피로가 쌓여 몸이 이상해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자궁암이라는 말에 기절을 할 뻔
했단다. 그러나 이게 주님의 뜻이라면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궁 절제 수술을 받은지가 얼마 되지않는다.
며칠 전 이상하다고 해서 진찰을 받았는데 다른 장기까지
전이가 되어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미사를 드릴 때 아녜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나를 본다.안 돼
이건 안돼 며칠 전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슴 아프게 메일에
적어 보낸 아녜스.

저런 궂은 일을 할 때는 아파도 참는지 아프지 않아서 미소를
띄면서 즐겁게 일을 하는지 나는 물끄러미 그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젊은 처녀로서 그런 아픔을 겪고 견디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마음이 아픈 일이다.
주님 착한 아녜스에게 생의 희망을 주소서. 그니의 아픔을
자비의 손으로 어루만져 주소서.

아픔의 고통을 적게 줄여 주소서.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