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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중독과 춤바람


BY 칵테일 2000-10-30



인터넷중독과 춤바람



참으로 세상 살이, 별 일이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가 인터넷에 중독되어 가정을 등한시하고, 사이버세상에 탐닉한다는 이유로 남편이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야말로 '우째 이런 일이~'생길 수 있는지......

너무도 기가막힌 사건이라, 저녁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을 보다 말고 아예 다른 채널로 돌려버렸다.

무슨 내막으로 그런 살인까지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이 마치 주부의 탈선이라도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죽은 이는 말이 없으므로, 오로지 살인을 저지른 남편의 입장에서만 그런 말이 흘러나왔을 것이다.

아무리 주부가 인터넷을 한다고 해서 가정과 아이까지 다 팽개치면서 거기에 몰입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물론 인터넷을 함으로해서 가사일에 다소 소홀해지는 것은 있을 수 있다쳐도, 그렇다고 그것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잘못인가 말이다.

그 여자는 더군다나 인터넷의 다양한 방면중에서도 특히 <채팅>에 비중을 두었던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인터넷이 전부 채팅사이트만 있는 것도 아닌데, 여론은 주부가 인터넷을 하면 무조건 <채팅>만 하는 줄 안다.

사실 채팅만 주로 하는 사람도 있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그런 용도로만 이용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그여자가 그토록 채팅에 열중하고, 또 그로 인해 알게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다면, 그동안 남편이 얼마나 그녀를 외롭게 혼자 버려두었었나하는 반증도 되는 것 아닐까.

한 집안에 컴퓨터가 들어옴으로 인해(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부부가 싸움을 하고, 이혼을 들먹이고 칼부림이 난무한다면 과연 이것이 정상이란 말인가.

이제 인터넷은 피할 수 없는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생활 속에 이미 인터넷은 깊숙히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한때는 주로 초창기에 인터넷이 특별한 계층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각종 전용선이 보급되고 실용화되면서 급속히 사용인구가 저변화되고 다변화되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 사용 폭이 상당히 넓다.

거기에 주부가 결코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왜 주부가 인터넷을 하면 마치 '춤바람'난 사람 보듯 하는지 안타깝다.

비단 인터넷뿐이 아니다. 주부들이 주식을 하면 장바구니를 든 개미군단이라니 하며 언론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도한다.

주부가 객장에 모여드는 상황이 되면 증권시장이 마치 시골 장바닥으로 격이 낮아지는지, <아줌마들이 뭐 안다고 나서!> 하는 식으로 거세게 폄하한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학생이나 사회인들이 사용하는 인터넷은 모두 교육적이고, 정보를 얻기위해 하는 문화생활 내지는 교육활동으로 비춰지지만, 주부들이 인터넷을 한다고 하면 쓸데없이 시간이나 축내면서 탈선이나 조장한다는 식이다.

실상은 그 많은 인터넷중독중에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중독이 심각하고, 건전한 부부생활이 위협받을 만큼 인터넷포르노사이트에 중독된 아저씨들이 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질타는 여전히 아줌마들에게 집중되어있다.

그것도 특히나 전업주부에 대해서 말이다. 한때 3~40대, 50대까지 주부중에 춤바람이 나서 패가망신한 경우도 있기는 있었다.

그래서 제비족에게 몸과 돈을 유린당한 아내때문에,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거나 그야말로 칼부림이 난무한 시절도 과거에 있었다.

그런데 요즘 그 시절의 활극이, 주부의 인터넷바람으로 새롭게 변신하여 부활한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다 들 정도다.

정말...... 왜들 이러는가!
물론 인터넷을 사용하는 주부들이 아예 그런 가쉽거리를 만들지 말아야하겠지만,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좀 더 너그럽고 평등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내가 그토록 사이버세상에 탐닉하여 가정을 등한시할 정도가 되었다면, 아내의 목을 조르기 이전에 단 한번이라도 아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는 시도는 했어야 하지 않았는지.......

도대체 왜 아내가 그렇게까지 되었는지, 현실세계에서의 불만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최소한 알아보려는 노력을 남편 자신이 한번쯤은 해봤어야 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참으로 이래저래 아직도 여자가 살아가기에는 힘든 세상이다.

인터넷 아니라 그보다 더 한 것이 나온다해도, 과연 이땅의 여자들이 언제쯤 만인이 평등한 대접을 받는 세상에서 그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으려는지.......안타까울 뿐이다.

문제는 다른 게 없다.
모두에게 어떤 식으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유독 <주부>라는 힘없고 목소리작은 사람들에게 집중해서 그 죄를 물으려하는 것은 그야말로 또 다른 <언론의 폭력>이라는 것!

그 여자는 비록 남편의 손에 목이 졸려 죽었지만, 남편에게 그런 편견을 갖게 한 사회적인 책임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도대체 언제까지 주부들은 그런 식의 개죽음을 당하고 살아야하는건가?

남자가 인터넷중독이 되었다고 해서 아내가 남편에게 과연 칼을 들이댈 것인가, 아니면 목을 조를 것인가!

그야말로 물어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일 아닌지.

아, 인터넷을 하는 여자들<특히 전업주부들!>은 이제 목숨을 담보로 컴앞에 앉아야 하는 이 현실이 서글프다.




칵테일